성은 임씨(林氏). 호는 영허(暎虛) 또는 역산실(櫟山室), 자는 무외(無畏). 한양 출신. 아버지는 득원(得元)이다. 어려서부터 학문을 익혀 경사(經史)에 밝았다.
12세에 수락산 학림암(鶴林庵)으로 출가하여 승행(勝行)의 제자가 되었고, 덕함(德凾)에게 구족계(具足戒)를 받고 지탁(知濯)에게 선(禪)을 배웠으며, 21세에 덕준(德俊)으로부터 심인(心印)을 이어받았다.
특히, 선교에 능통하였으므로 주위에서는 ‘십지경왕본색납자(十地經王本色衲子)’라고 하였으며, 스승이었던 지탁도 그의 학문과 지견(知見)을 가리켜 ‘금모(金毛)의 사자(獅子)이며 백우(白牛)’라고 극찬하였다.
만년에는 석왕사 내원암(內院庵)에서 지냈으며 참선과 염불에 전념하여 낮에는 누운 적이 없었다. 용모는 위엄과 자비를 갖추었고 음성은 마치 범종소리처럼 우렁찼다. 한번 도안(道顔)을 쳐다보면 공숙(恭肅)해지지 않는 이가 없었으며, 말하지 않아도 교화를 입었다고 한다.
나이 89세, 법랍 78세로 입적하였다. 제자와 신도는 합해서 1,000여 명에 이르렀다. 저술로는 『역산집(櫟山集)』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