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련(韓德鍊: 1881~1956)의 본관은 청주(淸州)이며, 자는 정중(正中), 호는 송계(竦溪) 또는 심락와(尋樂窩)이다. 아버지는 한잠범(韓岑範)이고 어머니는 김해 김씨 김수위(金壽位)의 딸이다. 간재(艮齋) 전우(田愚)의 문인이다. 어려서부터 학문에 뜻을 두었으며, 부친상을 마치고서는 전국을 다니며 성현의 자취를 찾아 보고 이름난 학자들을 만나 학문을 강론하였다. 1945년 해방이 되자 인심이 해이해질 것을 우려하여 규약(規約) 수십 항목을 적어 실천하고자 하였다. 2004년에 그가 만년에 강학하던 경상북도 영천시 신녕면 심락서당(尋樂書堂) 자리에 연계서원(蓮溪書院)이 건립되어 그를 배향하고 있다.
『송계집(竦溪集)』은 본집(本集) 20권 8책, 속집(續集) 4권 2책으로 총 24권 10책 규모의 석판본이다. 권두에 1958년에 쓴 권상규(權相圭)의 서문이 있으며, 속집 권두에 1972년에 이채원(李綵源)이 쓴 서문이, 속집 권말에 제자 손태언(孫泰彦)의 후서(後敍)와 제자 양영하(梁永夏)와 구현(具玹)의 발문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의 후손이 건립한 연계서원을 비롯하여, 고려대학교 도서관, 계명대학교 동산도서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본집과 속집으로 이루어져 있다. 본집의 권14는 시(詩)로, 권1에 172수(首), 권2에 90수, 권3에 367수, 권4에 260수 등 총 889수가 문체 구분 없이 창작 연대순으로 수록되었다. 시는 도학(道學)이나 심성 수양 등을 주제로 한 작품의 비중이 높은데, 이를테면 권1의 「도덕(道德)」은 도덕의 가치와 그 실천 방법을 시로 읊었고, 「세심시동지(洗心示同志)」는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에 대해 노래한 것으로 92행에 달하는 장편이다. 또한 그가 경상도와 전라도 등 여러 지역을 두루 다니며 다양한 인사들을 만났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작품들이 많다. 「도산감모잡영(陶山感慕雜詠)」은 이황(李滉)이 강학하던 도산서원을 방문하여 그 감회를 읊은 6수의 연작시이다. 주로 권34에 실린 생애 후반부의 시작(詩作)은 대부분이 만시(輓詩)로, 그가 수많은 학자들과 교류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권5~12는 서(書)로, 책 전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총 399편이 수록되어 있으며, 스승인 전우에게 올린 편지들을 비롯하여 다양한 지인들과의 안부 편지, 제자와의 문답 편지 등이 있다. 권13에는 잡저(雜著) 12편, 설(說) 7편, 서(序) 21편이 실렸다. 잡저는 주로 자기 수양과 일상 예절을 주제로 한 것들인데, 「자성(自省)」은 짧은 작품 전체를 의문문으로 구성하여 자신을 돌아보는 기준으로 삼고자 한 것이고, 「심성이기문답(心性理氣問答)」은 가상의 객(客)과 인간의 심성 및 성리학의 이기론에 대해 강론한 것이다. 설은 자설(字說)의 비중이 가장 높고, 서는 계 모임에 대한 서문, 족보에 대한 서문이 다수 있다.
권14는 기(記) 24편인데 대부분 청탁에 응하여 쓴 건물기이다. 권15는 발(跋) 24편으로 서적에 부친 발문들 외에도 「상지명후서(常止銘後敍)」와 같은 독후감도 보인다, 권16은 명(銘) 11편, 잠(箴) 2편, 찬(贊) 7편, 여문(儷文) 12편, 축문(祝文) 5편이다. 이 중에서 평소 자신이 학문 연구를 하는 책상에 부친 「서안명(書案銘)」 같은 작품은 학문에 대한 저자의 태도를 살필 수 있는 글이며, 「초계(草誡)」는 담배의 해악을 논한 작품이다. 여문은 대부분이 상량문(上樑文)이고, 이 밖에 혼계(婚啓)가 한 편 있다.
권17은 제문(祭文) 36편으로, 자신과 교유했던 여러 문사들을 위해 지어진 것들이다. 권1에는 비문(碑文) 4편, 묘지(墓誌) 11편, 묘표(墓表) 2편이 수록되어 있으며 부친의 묘표와 조부의 유허비를 위해 지어진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청탁에 의한 것들이다. 권19는 묘갈명(墓碣銘) 29편이고, 권20은 행장(行狀) 10편, 행록(行錄) 2편, 유사(遺事) 5편, 전(傳) 4편이 수록되었다. 이 중 가족들을 위한 것은 조부와 아버지, 어머니의 행록을 제외하면 나머지가 전부 청탁에 응한 작품들이다.
속집의 권1에는 본집에 누락된 시 28수, 서 34편, 상량문 2편, 묘갈명 2편, 명 1편, 찬 2편, 잡저 2편이 수록되었다. 권2~4는 부록이다. 권2에는 아들 한병구가 쓴 유사, 이호대(李好大)가 1960년에 지은 행장, 박헌순(朴憲舜)이 지은 행록(行錄), 이규호(李奎鎬)가 1964년에 지은 묘갈명, 정화식(鄭華植)이 지은 묘지명 등의 묘도문자 외에 「심락와기」를 비롯하여 고유문(告由文), 찬 등이 수록되었다. 권3은 만시 65제 99수와 제문 33편이, 권4는 제문 34편과 「문인록(門人錄)」이 실려 있다.
이 책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생존하였던 영남 지역 유학자 한덕련의 문집으로, 그의 생애와 사상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으로 참고되어야 하는 자료이다. 특히 그는 다양한 지역 문사들과 폭넓게 교유하면서 다양한 시와 산문을 창작하였던바, 이 시기 문인들의 교류 양상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단서들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