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악산은 무속신앙에서 중요시되는 신산(神山)의 하나로서 덕물산(德勿山)이 ‘밖산’인 데 대하여 ‘안산’이라 한다.
덕물(德勿)ㆍ감악(紺岳)ㆍ송악(松岳)은 무속의 명산이면서 궁중에서는 춘추로 제사를 지내고 아울러 무당들로 하여금 별기은(別祈恩)을 지낸 산이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산정에 성황(城隍)ㆍ대왕(大王)ㆍ국사(國師)ㆍ고녀(姑女)ㆍ부녀(府女)의 다섯 신위를 모신 신사가 있었다고 한다.
1565년(명종 20)에는 유생들이 송악신사를 음사(淫祠)라 하여 불사른 적이 있다. 그때 왕대비가 이를 중지시켰으나 유생들이 듣지 않자 왕이 그들을 체포하여 죄로 다스리고자 하였다. 이에 반대하여 유생들이 여러 차례 간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이 산에는 상산당(上山堂)ㆍ별상당(別相堂)ㆍ제석당(帝釋堂)ㆍ대흥당(大興堂)ㆍ가망당(感應堂) 등의 신당이 있으며, 특히 산정에 있는 상산당은 치성당(致誠堂)ㆍ서낭당이라고도 부르는데, 그곳에서는 무당들이 굿을 자주 하였다.
상산당에는 작은 서낭당이 있었다고 하나 전하는 말에 의하면, 어떤 기독교 신자인 군수가 부수었다가 탈이 나서 죽었다고 한다. 또, 이 부근에는 굿 손님이나 무당들을 접대하기 위하여 당지기 등이 살고 있는 여섯채의 집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