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삼베 바탕에 채색. 세로 1,059㎝, 가로 727㎝. 응열(應悅), 옥준(玉俊), 학전(學全), 석능(釋能)의 4명의 화원(畵員)이 1673년(현종 14)에 그렸다. 이들은 충청남도 신원사(新元寺) 노사나불괘불탱(1664년)도 제작했기 때문에 같은 밑그림을 사용한 듯 유사하지만 이 괘불탱에 더 많은 권속이 등장하며 채색의 부분적인 변화가 있다. 보살 형태의 주존불(主尊佛)에 ‘원만보신노사나불(圓滿報身盧舍那佛)’의 존명이 있으며 1767년, 1780년, 1801년, 1888년 4번의 중수를 거쳤다.
본존인 정면 입상의 노사나불을 중심으로 12대보살, 10대제자, 범천과 제석천, 사천왕, 화불, 비천 등이 좌·우대칭으로 에워 싼 구도이다. 보관(寶冠)을 쓴 노사나불은 강조된 두 손을 어깨 높이로 올린 설법인(說法印)의 손 모양을 하고 있다. 지권인(智拳印: 왼손 집게손가락을 올려 세우고 오른손으로 그 첫째 마디를 쥔 손 모양)의 비로자나불을 포함하여 9구의 화불이 이 노사나불을 장엄하고 있다. 원통형에 가까운 신체의 노사나불은 육중한 보관, 목걸이, 문양과 영락(瓔珞: 구슬을 꿰어 만든 장신구)으로 장식된 천의(天衣: 천인(天人)이나 선녀의 옷), 그리고 신광(身光: 부처나 보살의 몸에서 발하는 빛) 안에 묘사된 8구의 화불과 모란문으로 화려함이 돋보인다.
12대보살 중 여의(如意)를 든 문수보살과 경책(經冊)을 얹은 연꽃을 든 보현보살, 붉은 해를 든 일광보살(日光菩薩)과 흰 달을 든 월광보살(月光菩薩), 정병(淨甁)을 들고 흰 너울을 쓴 관음보살과 보주(寶珠)를 지니고 석장(錫杖: 중이 짚고 다니는 지팡이)을 짚은 지장보살이 보인다. 관음보살과 지장보살은 적색의 두광(頭光: 부처나 보살의 정수리에서 나오는 빛), 일광보살과 월광보살, 범천과 제석천은 투명한 흑사(黑絲)의 두광, 가섭존자(迦葉尊者)와 아난존자(阿難尊者)는 투명한 두광, 이외 녹색 두광 등 표현이 다양하다.
합장한 범천과 제석천은 둥근 목깃의 복장을 했다. 샌들(sandal)을 신거나 석장 또는 부채를 든 10대제자는 얼굴 표정과 자세, 승복의 색상 등이 자유롭다. 노사나불의 두광 위에는 각 2구의 불상 및 보살상, 6구의 타방불, 비천상이 법회 모임을 극적으로 이끌고 있다. 하단부의 사천왕을 보면, 북방천왕은 비파(琵琶)를 연주하고, 동방천왕은 칼[劍]을 짚었고, 남방천왕은 여의주(如意珠)와 용(龍)을 잡고, 서방천왕은 탑과 당(幢)을 들었다.
권속들이 조그맣게 묘사되어 독존불처럼 보이는 노사나불이 오색 광선을 배경으로 등장한 화면은 신비롭다. 적색, 녹색, 흰색, 청색, 황색 등 부드럽고 밝은 색상이 사용되었다. 옷 문양과 영락 장식은 금채(金彩)하였다.
거의 동일한 화사 집단이 신원사 노사나불괘불탱(1664년)과 같은 모본(模本)을 사용하여 제작한 수덕사 노사나불괘불탱은 시주 물품 목록이 자세하게 기록된 화기(畵記)와 함께 자료적인 가치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