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권 10책. 훈련도감목 활자본(訓鍊都監木活字本). 원래 선조의 명에 의하여 교정청(校正廳)에서 1585년(선조 18)∼1593년 사이에 언해한 것으로 보이나 간행되지 못하였다.
임진왜란 이후 이 원고본에 방점(傍點)을 없애고 표기상의 수정을 가하여 1613년(광해군 5)에 간행하였다. 원간본인 규장각 도서의 내사본(內賜本)에 만력사십일년구월일(萬曆四十一年九月日)의 내사기가 있다.
각 권마다 그 권에 실려 있는 시의 제목과 그 제목에 이어 ‘물명(物名)’이라 하여 우리말 풀이가 있는데, 모두 351항목에 이른다. 본문인 시와 시에 대한 언해가 실려 있다. 방점은 없으나 ㅿ과 ㆁ은 표기되어 있다.
이 『시경언해』는 다른 사서(四書)와 이경(二經)의 언해처럼 이본(異本)이 여럿 있다. ‘세경오중춘개간전주하경룡장판(歲庚午仲春開刊全州河慶龍藏板)’, ‘경진신간내각장판(庚辰新刊內閣藏板)’, ‘무자신간영영장판(戊子新刊嶺營藏板)’, ‘임술계춘영영중간(壬戌季春嶺營重刊)’의 간기를 가진 것이 있다.
책의 판본은 모두 목판본인데, 각각 1810년(순조 10) ·1820년 ·1828년 ·1862년(철종 13)에 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외에 1695년(숙종 21)에 간행된 것으로 보이는 무신자활자본(戊申字活字本)이 있다.
광해군본에는 한자음뿐만 아니라 언해문에도 ㆁ이 표기되어 있으나(예 : 맛다ᇰᄒᆞ도다 一 5b, 등), ᅀᅠ은 한자음에만 표기되어 있다(예 : 日○ 二 7b 등). 그러나 이후의 판본에는 ㆁ와 ᅀᅠ이 사용되지 않았다. 광해군본은 근대국어 초기의 모습을 잘 반영한 것이어서 국어사연구의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특히, ‘물명’에 실려 있는 동식물명은 어휘사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또한, 이 책은 『두시언해』 이후에 간행된 한시에 대한 언해로서의 가치를 가진다. 다른 사서나 이경의 내용에 비하여 내용이 다양하고 문학적이어서 운문(韻文) 언해문의 연구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자료이다. 내각장판은 대제각에서 영인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