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신대라고도 불린다. 신목(神木)이 살아 있는 나무로써 모셔지는 데 비하여 신간은 그 목적을 위하여 만들어지거나 새로 세워지는 차이를 보인다.
각지의 굿과 그 모시는 신령에 따라 대신대[大神竿]·신장대·성황대·깃대·물대[水竿] 등으로 불린다. 신간을 세우는 풍속은 고대로부터 시작되었다. ≪삼국지 三國志≫ 위지동이전(魏志東夷傳) 마한조(馬韓條)에 “큰 나무를 세우고 방울과 북을 걸어 신령을 모신다(立大木懸鈴鼓事神).”는 기사가 그 사정을 말해준다. 신대는 지역에 따라 대개 두 종류로 크게 나뉜다.
중부와 그 이북지방에서는 비교적 짧은 나무몽둥이를 사용하고, 그 아래 지역에서는 긴 대나무[竹]를 세운다. 서울·경기 지역의 무당이 성주받이를 위하여 청솔[靑松]가지로써 50㎝ 가량 높이의 성줏대를 만들어 쓰는 것이 전자의 경우이다. 평안북도 무당도 비슷한 크기의 성줏대를 사용한다.
병마(病魔)를 잡는 행사에 한 자 조금 넘는 복숭아 나뭇가지를 몽둥이로 다듬어 신장대로 쓰기도 한다. 이들 짧은 신대에는 신령을 상징하는 치장이 뒤따른다. 예컨대, 몽둥이의 꼭대기에 흰 실이나 길게 자른 한지(韓紙)를 삼끈으로 묶는 경우가 보통이다.
경기도덕물산(德物山) 도당제(都堂祭)에서는 무당이 성황신(城隍神)을 상징하는 다섯자 가량의 신대를 마련하여 그것을 앞세우고 주무(主巫)를 비롯한 여러 무당이 걸립(乞粒)에 나선다. 마을의 집집마다 들러 각 집안의 기원을 담은 베·한지·흰실·옷가지 등을 받아 신대에 묶어두고 굿이 끝날 무렵 그것을 멀리 던져버린다.
제주도를 포함한 남부지방에서 세우는 보다 긴 신간도 지역에 따라 풍속을 약간씩 달리한다. 경상북도 영덕의 별신제(別神祭)에서는 열 자가 넘는 대나무로써 새로 신대를 만들어 동신(洞神)으로 모신다. 긴 베나 종이조각을 대의 꼭대기에 묶고 그 아래로 붉은 종이로 된 기(旗)를 꿩꼬리의 털처럼 달아 날리게 한다.
굿의 마지막에 그 신대를 동신목(洞神木)의 구멍난 부분에 박아 생산을 상징하고 풍농을 기원하는 성희(性戱 : 성적인 놀이)를 연출시킨다. 영남·호남 해안 및 제주도에서는 특히 풍신(風神)인 영등할머니를 위한 영등맞이와 관련하여 흔히 신대를 세운다. 거제도 장승포(長承浦)의 경우, 정월 그믐날밤 각 집마다 대나무의 윗 부분에 여러 색깔의 베조각을 늘어뜨린 물대를 부엌이나 장독대에 모신다.
그리고 영등할미가 오는 2월 초하루 아침부터 19일까지 매일 청수(淸水)를 공양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제주목(濟州牧)의 풍속편에 의하면 제주도 귀덕(歸德)·김녕(金寧) 등지에서 2월 초하루에 목간(木竿) 12개를 세우고 영신제(迎神祭)를 지낸다 하였다. 이즈음에는 무당집 마당에 대신대를 세우고 거기에 흰색·검은색 베 및 삼베의 신다리[神橋] 셋을 묶어 길게 늘어뜨린다.
제주도의 사령제(死靈祭)인 산왕굿[山王祭]에서도 굿마당에 스무자가 넘는 신간을 세우는데, 그 꼭대기에다 푸른 댓가지를 꽂고 파랑·빨강·흰색의 종이를 매달고 참주나무[椿] 잎을 붙인 종이기도 걸고 신간의 가운데쯤에는 고인의 두루마기와 베에 싼 쌀·돈 등을 걸어둔다.
이 대를 큰대 또는 깃대라 부른다. 이것은 신령의 통로를 상징한다. 그밖에 서귀포에는 무당집의 좌우에 가는 대나무로 된 신간을 세워 현재 굿이 진행되고 있음을 표시한다.
나무를 세우는 관습은 한국뿐 아니라 퉁구스·몽고·핀 족 등 이른바 우랄알타이 제민족에 널리 분포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비교적 체계화된 무신앙과 함께 신대가 다양하게 발전하여 여전히 존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