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무당이 몸주신(수호신)으로 모시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신장할머니라 부르기도 한다. 장님이 신장신을 모시고 경문을 읽는다고 하여도 그 신을 거느리는 것이지 몸주신은 아니다.
원래 이 신은 도교의 신으로서 오방오제설(五方五帝說)을 기초로 한 전설적 성격이 있으며, 이것이 무속과 민간신앙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흔히 오방신장(五方神將)이라 하며 집이나 동네의 동서남북과 중앙의 오방을 막아주는 수호신으로 모셔진다. 오방의 신들은 각각 부인을 거느린 신으로 나타나고 장군·원수의 위엄을 가진 신으로 무가에 구전되고 있다.
무당들은 이 신의 위엄을 나타내기 위하여 장군의 복장을 하고 작두를 타거나 사슬세우기(청룡도라는 신칼을 상위에 세우는 것)를 하며 강원도·경상도지방에서는 군웅굿[軍雄祭]이라 하여 놋동이(놋쇠로 만든 동이)를 입에 물고 춤을 추어 위엄을 나타낸다. 서울지방 굿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오방신장기(五方神將旗)를 가지고 춤을 추고 신점(神占)을 친다.
오방신장기는 청·홍·백·황·흑의 다섯 개의 기를 가지고 춤을 추고 나서 깃대를 한데 모아 기폭으로 감아쥐고 의뢰자나 손님에게 내밀어서 하나를 선택하게 한다. 이를 ‘기뽑기’라고 하며 뽑은 기를 보아서 운수를 점친다. 홍기가 가장 좋고 흑기가 가장 나쁘다. 흑기를 뽑았을 때에는 무당은 주술적으로 잡귀를 쫓은 다음에 다시 뽑게 하여 홍기가 나오도록 한다.
도교적인 의미로는 사방을 의미하는 청·홍·백·흑보다 중앙을 상징하는 황색이 가장 중요하고 이를 강조하는 황제신앙(黃帝信仰)이 있으나 무당에게 있어서는 오히려 붉은 색이 가장 길(吉)한 색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것은 원래 무속이 가지고 있는 색을 보는 관점에 의한 것이라 생각된다.
오방신장이라 하여 동에는 청제신장, 서에는 백제신장, 남에는 적제신장, 북에는 흑제신장, 중앙에는 황제신장이라는 다섯 신장이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신격으로 인식되는 것이 무속신앙의 일반이다. 무신도(巫神圖)에 다섯의 신장이 함께 하나의 화폭에 그려진 것처럼 하나의 신격으로 신앙된다. 때로는 그 중에서 황제신장이 대표적인 신격이 되어 집을 수호하여주는 신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황제풀이」라는 무가는 일명 「성주풀이」라 하는데 이것은 황제를 중심으로 집을 지키는 기능을 말하고 있는 구전신화라고 할 수 있다. 이 신화는 무속에서 오장신장을 지역 수호신으로 모시는 것보다는 집의 가옥을 수호하는 신으로서 기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즉, 「성주풀이」가 바로 가택수호신인데 오방신장의 하나인 황제가 이 기능을 맡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여기서 황제를 제외한 사제(四帝)가 방위를 수호하고 있는지에 대한 것은 불명하다. 장님이 경문을 읽을 때에 신장대(서낭대)를 사용한다. 대개 마른 버드나무나 참나무 가지에 백지의 술을 매어서 쥐고 흔들기 적당한 40∼50㎝ 정도의 신간(神竿)이다. 장님은 『신장경(神將經)』 등을 읽으면서 신장대에 신장을 내리게 하여 이 신으로 하여금 잡귀를 쫓아서 병을 치료하는 의례를 한다.
병을 치료하는 의례을 행할 때 무당과 다른 것은 무당은 신장기를 가지고 굿을 하였을 때에 무당 자신의 몸에 신장이 내리지만 장님의 경우는 내리지 않고 신장대에 실린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장님은 신장을 부린다고 할 수 있다. 즉 장님의 제삼자인 물체에 신을 내리게 하는 것이 다르다. 이 신장은 수호신도 아니고 장님이 부리는 신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