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기 작. 비단 바탕에 채색. 세로 177.9㎝, 가로 106.9㎝.
아미타불화는 서방극락세계를 주재하는 아미타여래를 그린 불화이다. 고려시대에는 독존 또는 좌우협시를 대동한 삼존, 팔대보살을 거느린 구존 형식의 아미타불화가 주로 조성되었다. 이 불화는 설법하는 아미타여래를 단독으로 그린 아미타독존도로 본존은 오른손을 가슴 높이로 세워 들고 중품중생인을 결하고 만개한 연화대좌에 앉아 있다. 아미타불좌상 형식은 아미타불이 현재 서방 극락세계에서 설법하는 아미타설법도가 주를 이루고 있다.
얼굴은 정방형에 가깝고 당당하고 중량감 있는 신체를 가지며 소발(素髮)의 머리 가운데 붉은색의 중앙 계주(中央髻珠)가 장식되어 있다. 신체는 움츠린 듯했으나 건장한 가슴과 결가부좌(結跏趺坐)한 무릎 너비가 넓은 안정된 자세이다. 오른손을 가슴 위로 들어 엄지와 장지를 맞댄 듯 구부리고, 왼손은 가슴 앞으로 들어 옆으로 하여 엄지와 무명지를 맞댄 손 모양이다. 두 손과 발바닥에는 금니(金泥)로 법륜(法輪)이 그려지고, 가슴에도 금니의 만(卍)자가 뚜렷하다.
목은 짧아 삼도(三道)가 가슴에 표시되었고, 두 어깨를 덮은 통견(通肩 : 어깨에 걸침)의 법의(法衣: 중이 입는 가사나 장삼 따위의 옷)에는 띠 매듭을 한 군의(裙衣)가 보이지 않는다. 왼쪽 어깨에는 촘촘한 주름이 잡혀 있으나 가슴의 옷주름은 끊어져 있다. 금니의 둥근 보상화문이 규칙적으로 밀집되어 있다. 특히 왼쪽의 무릎 표현에 있어 보상화문을 금니로 빽빽하게 그려 화려하게 장식하였다.
법의의 구불구불한 옷자락이 흘러내린 밝은 청색의 연꽃대좌에는 금니로 가는 잎맥이 그려지고 이 위를 오색 영락(瓔珞: 구슬을 꿰어 만든 장신구)이 장엄하고 있다. 아미타여래는 상·중·하대로 구성된 연화대좌에 결가부좌한 모습이 일반적인 도상으로, 연꽃 위에 앉는 경우는 드물다. 둥근 전신 광배(光背: 회화나 조각에서 인물의 성스러움을 드러내기 위해서 머리나 등의 뒤에 광명을 표현한 둥근 빛)는 옅은 금니인데 비해, 두광(頭光: 부처나 보살의 정수리에서 나오는 빛)은 굵은 금니로 둥근 윤곽선을 마무리하고 있다.
갈색의 밑바탕 색을 배경으로 적색과 녹색, 청색의 밝은 채색 위로 금니의 선묘(線描: 선으로만 그림)가 강조되어 있다. 세부를 정교하게 처리한 아미타여래도는 연화대좌의 좌우가 잘린 것으로 미루어 현재의 크기보다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