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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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작품
이원섭(李元燮)이 지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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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이원섭(李元燮)이 지은 시.
개설

1953년 문예사에서 간행한 작자의 첫 시집 『향미사(響尾蛇)』에 실렸다. 연 구분 없이 9행으로 된 단형의 자유시이다. 아침에 일어나 백운대 산정을 바라보는 청신한 느낌을 노래한 것으로, 그 표현은 그다지 새로운 요소가 없으나 대상을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은 상당히 감각적이며, 대상을 시인의 내면에서 자유로이 변형시키는 인식의 새로움이 돋보인다.

내용

우선 시인은 아침의 푸른 하늘을 “튕기면 쨍하니 소리가 울릴” 것이라고 표현함으로써 시각적 인상을 촉각과 청각의 심상으로 전환시키는 작업을 하였다. 이 대목은 이희승(李熙昇)의 시조작품 「벽공(碧空)」의 첫 구절이 연상되기도 하는데, 대상을 감각적으로 전환시킨 수법은 당시로서 상당히 세련된 것이라 할 만하다.

다음 단계에서 시인은 인식의 대상들을 자신의 내면에서 변형시키고 있다. 즉, 깨끗하고 고요한 창공에 백운대를 내뱉었더니 그 빛이 유달리 맑은데, 그렇게 맑은 이유는 자신의 내면에 한밤 내 흐르던 은하수 여울물에 백운대가 잠겨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시인은 백운대도 창조하고 은하수도 포용하며 천지자연을 조화롭게 운행하는 조물주의 자리에 선 것이다.

시인이 아침에 바라본 현상과 그 느낌만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시인이 아침에 일어나 백운대를 바라보니 청신한 아침 하늘에 솟아 있는 산봉우리가 참으로 맑고 깨끗하게 보였다. 저렇게 푸른 하늘에 맑은 봉우리가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은 밤하늘에 은하수가 흐르고, 그 은하수의 맑은 물에 밤새도록 씻긴 결과가 아니겠는가 하고 시인은 처음에 생각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이 정도의 생각은 보통 사람이라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다. 그래서 시인은 이러한 상식의 차원을 한 단계 넘어서서 자연 현상을 온통 내면화하는 정신의 모험을 감행한 것이다. 백운대도 자기 자신이 아침 하늘에 내뱉은 것이며 은하수도 자신의 내면에 흐르던 것이라고 말함으로써 아름다운 자연과 교감하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드러내었다.

더 나아가 존재론적 자아와 우주적 자연세계와의 합일까지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이 시인이 견지하고 있는 불교적 세계관과 관련된 것으로 이원섭의 다른 시편들에서 더욱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참고문헌

『당시신역(唐詩新譯)』(이원섭, 성문각, 1961)
『향미사(響尾蛇)』(이원섭, 문예사,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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