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32.0㎝. 국립대구박물관 소장. 우리나라 종 가운데 그 예를 찾아볼 수 없는 매우 독특한 양식을 지닌 작품이다.
종신(鐘身)에 비해 크게 묘사된 용뉴(龍鈕)는 세부가 과장되어 괴수형(怪獸形)으로 변모되었다. 천판(天板) 외연에는 입상화문대(立狀花文帶)의 장식이 없이 연판문을 둘렀고, 상대에는 그 상부에 연주문대(連珠文帶)를 두르고 하단에는 기하학적인 형태의 화문대를 시문하였다.
상대(上帶)보다 폭이 늘어난 하대 역시 상·하단으로 구획하였는데, 각 단에는 연속된 방형구획으로 나누어 그 내부마다 도식적인 형태의 화문을 장식하였다.
특히 이 종은 종신에 연곽(蓮廓)이나 당좌(撞座)·비천상(飛天像) 등이 전혀 표현되지 않은 대신, 상대 아래 붙은 중판(重瓣)의 연화문대 아래로 커튼 장식과 같이 U자형으로 늘어진 연주와 영락(瓔珞)이 화려하게 부조되었음을 볼 수 있다.
전통적인 고려범종 양식에서 과감히 탈피하여 제작자 나름대로 소화시킨 독창성이 돋보이는 예로서 13세기 초경 제작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