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제5교구 본사인 법주사(法住寺)의 산내 암자이다. 1694년(숙종 20)에 여적당(汝寂堂) 경수가 창건하였다. 그러나 여적암에 고려시대 조성으로 추정되는 보은 법주사 여적암 다층청석탑이 전하므로 그 이전에 창건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보은 법주사 여적암 다층청석탑은 2009년 충청북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이 암자는 산중에서 가장 부유한 암자였으나 역대 주지들이 물욕에 집착하여 남에게 베풀 줄을 몰랐다. 어느 때 주지의 제자로 있던 여적은 스승의 탐욕을 깨우치기 위해 주먹밥 아홉 개를 만들어서 스승과 함께 수정봉으로 갔다. 그곳에서 여적은 구멍 뚫린 바위 앞에 앉아 여적암 역대 주지의 이름을 차례대로 부르며 주먹밥을 한 개씩 던지자 큰 뱀들이 차례대로 나와서 받아먹고 다시 구멍으로 들어갔다. 일곱 번째에 나오라고 부른 이름은 주지의 은사(恩師)였으므로, 주지는 뱀으로 태어난 스승을 보고 놀라 여적에게 그 까닭을 물었다. 여적은 역대 주지들이 욕심이 많아 뱀이 되었지만, 죽어서도 여적암의 재물을 잊지 못하여 여적암이 잘 보이는 수정봉에 산다고 하고, 남아 있는 한 구멍이 현재의 주지가 죽어서 살 곳이라고 하였다. 그 뒤 주지는 대법회를 열어 재산을 모두 나누어 주고 수행에 열중하였는데, 그때부터 여적암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 뒤 응익(應翊)이 1901년과 1907년에 각각 중건하였고, 6·25전쟁 때 소실되었다가 1958년에 수도승이 초암을 짓고 살던 것을 1964년 행담(行潭)이 중창하였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대웅전과 삼성각(三星閣), 요사채 등이 있으며, 법당에는 아미타불과 후불탱화가 봉안되어 있다. 그 밖에도 높이 70㎝ 정도로 정교하게 다듬어진 청석(靑石)의 소형탑 1기가 있는데, 중앙에는 찰주(刹柱:사찰을 표시하는 기둥)를 끼웠던 구멍이 사방 5㎝ 크기로 있다. 현재는 기단과 상륜부가 없는 다층 소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