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탐굿’ 또는 ‘예탐’이라고 하는데 이 명칭은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사용되고, 지방에 따라서는 ‘혼사굿’이라고도 한다. 여탐은 양가에서 청혼하여 약혼이 되면 혼인해서 잘 살게 해달라고 미리 신에게 비는 것이다.
그 절차를 보면 다음과 같다. 조상 앞에 간단한 제물을 바치고 혼인한다는 것을 조상에게 아뢴다. 제물은 조상의 수대로 잔을 올리고 채(菜)와 삼색실과를 올려 여느 때의 제사와 마찬가지로 주(酒)·과(果)·포(脯)가 사용된다.
제의장소(祭儀場所)는 보통의 경우 안방 웃목 벽 밑의 조상자리이거나, 또는 대청의 양주(樑柱) 밑의 벽 밑이 된다. 주관하는 이는 무당인데, 이 제의에는 무당이 굿할 때 입는 무복(巫服)을 입지 않고 흰 치마저고리의 정결한 평상복을 입는다.
무당은 이와 같은 평상복 차림으로 제상 앞에 앉아서 조상에게 당사자가 혼인한다는 것을 먼저 알린 다음 혼인하여 부귀하게 잘 살 수 있도록 해달라고 빈다. 제의 규모로 보아 대형제의인 굿의 형식이 아니고 소규모로 무당 혼자서 하는 ‘비손’ 형식의 제의이다.
그래서 이 제의를 여탐굿이라기보다는 여탐 또는 예탐이라 하여 굿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 여탐을 크게 하여 굿으로 하는 예가 더러 있는데, 그것은 집에 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처녀귀신인 왕신(제일 무서운 신이라는 의미)이 있을 때, 처녀로 죽어 집안에서 가족 중에 시집가는 것을 질투하는 왕신을 달래느라고 왕신에게 올리는 큰굿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왕신이 없는 집에서는 비손 형식으로 여탐을 간결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