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과 식혜를 만드는 데 쓰인다. 엿기름은 식혜의 맛을 좌우하는 중요한 원료가 되므로 깨끗하고 싹이 알맞게 나도록 잘 길러야 한다. 엿기름을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겉보리를 쭉정이 없이 잘 골라서 깨끗이 씻어 하룻동안 물에 담가 두었다가 잘 불면 소쿠리에 건져 시루에 안치고 광목 보자기를 축여서 덮는다. 다시 하루가 지나면 물기가 마르므로 가끔 물을 뿌려준다. 사흘째쯤에는 보리의 뿌리가 나와 엉키므로 꺼내어 물에 씻어 다시 시루에 안친다.
이렇게 두서너번 씻는 것이 훨씬 맛도 있고 달아서 좋다. 이러는 동안에 보리에서 열이 생기면서 싹이 트기 시작한다. 나흘째에는 물을 흠뻑 준다. 닷새째에도 보리를 꺼내어 물에 담가 씻어서 다시 시루에 안친다. 엿새째에는 보리알 길이보다 짧을 정도로 싹이 자라는데, 이때를 놓치지 말고 전부 쏟아서 잘 헤쳐 엉킨 보리를 떼어서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잘 말린다.
싹이 너무 길게 나면 엿기름 가루가 적어지고 단맛이 덜하므로 알맞게 싹이 났을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보리는 말릴 때에도 싹이 자라므로 열이 나지 않도록 손바닥으로 잘 비벼 헤치면서 말려야 한다. 늦가을 기온이 낮을 때 기르는 것이 가장 질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