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봄철에 만들어 먹는 떡이다. 봄에 나는 향기로운 쑥이나 송기를 넣어 익힌 반죽을 얇게 밀어서 팥소나 녹두소를 넣고 만들므로, 겨울 동안 지친 입맛을 새롭게 해준다.
소를 얇은 껍질로 싸서 만들었다고 해서 ‘갑피병(甲皮餠)’, 또는 소를 넣고 접을 때 공기가 들어가 불룩하도록 만들었다고 해서 ‘바람떡’이라고도 한다. ‘갑피병’에서 ‘갑피떡’이 되고, 다시 ‘개피떡’으로 이름이 바뀐 것으로 생각된다.
소를 반죽으로 싸서 만드는 점에서는 송편과 비슷하나, 송편은 모양을 만든 다음에 익히는 데 반하여, 개피떡은 익힌 반죽으로 만드는 점이 다르다. 또한, 송편은 가을철에 많이 먹고 개피떡은 봄철에 많이 먹는다.
문헌으로는 『시의전서(是議全書)』에 조리법이 처음 보이고, 1873년의 『진작의궤(進爵儀軌)』에 보면, 경복궁의 강녕전(康寧殿) 재건을 축하하는 잔칫상에 올랐다는 기록이 있다.
만드는 법은 쌀가루를 익혀서 떡메로 쳐서 차지게 한 다음, 조금씩 떼어 밀대로 얇게 밀어서 가운데에 녹두소나 팥소를 둥글게 빚어서 넣고 반으로 접어서 가장자리를 베어내어 반달모양으로 만든다. 보시기를 엎어서 누르면 반달모양이 예쁘게 나온다.
파란색을 낼 때에는 살짝 데친 쑥을 절구에 찧어서 넣고, 붉은색을 낼 때에는 소나무의 속껍질인 송기를 곱게 다져서 넣는다. 근래에는 분홍·옥색 등의 식용색소를 섞어서 만드는데, 자연의 식물을 섞는 것이 색도 자연스럽고 향기도 좋으며 식물의 섬유질이 섞여서, 떡도 보다 차지고 맛이 있다.
소로는 팥 또는 녹두를 쓰는데, 팥껍질을 벗기지 않고 소로 쓸 때에는 삶아서 만들고, 껍질을 벗긴 팥이나 녹두는 시루에 쪄서 만들며, 모두 설탕이나 꿀을 섞어 단맛을 낸다. 한개씩 따로 만들기도 하고, 두세 개를 서로 붙여서 모양을 내기도 한다. 요즈음 결혼식 피로연이나 회갑연에서 흔히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