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유교 경전 주석서인 오경천견록의 하나이다.
원래 저자의 스승인 이색(李穡)이 『예기』의 간편(簡編)을 다시 편찬하면서 글의 뜻을 변론하려 하였으나, 노환으로 마치지 못한 것을 스승의 유지를 받들어 저술을 마쳤다. 그 뒤 저자는 성균관에서 몇 해 동안 『예기』를 강론하면서 얻은 견해를 첨삭(添削)해 이 책을 완성하였다.
1405년(태종 5) 왕명으로 처음 간행되었다. 1418년 제주목사 하담(河澹)이 중간하고, 1705년(숙종 31) 제주목사 송정규(宋廷奎)가 하담본에 약간의 보충과 정정을 가해 개간하였다. 권두에 진호(陳澔)의 『예기집설』 서(序)와 하륜(河崙)의 서문이 있고, 권말에 하담의 발문과 송정규의 후지(後識)·보각기(補刻記)가 있다.
26권 11책. 목판본. 국립중앙도서관과 규장각 도서 등에 있다.
제1책은 예기천견록목록, 곡례(曲禮) 상·하, 제2책은 단궁(檀弓) 상·하, 제3책은 왕제·월령(月令), 제4책은 증자문(曾子問)·예운(禮運), 제5책은 예기(禮器)·교특생(郊特牲)·내칙(內則), 제6책은 옥조(玉藻)·상복소기(喪服小記), 제7책은 소의(少儀), 악기(樂記) 상·하, 제8책은 잡기(雜記) 상·하, 상대기(喪大記), 제9책은 제법(祭法)·제통(祭統), 제10책은 중니연거(仲尼燕居)·표기(表記), 제11책은 분상(奔喪)·투호(投壺)·사의(射義)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기』는 대성(戴聖)이 지은 소대례기(小戴禮記) 49편으로 본래 잘못 배열된 곳이 많아 권근은 이를 바로잡아 볼 계획이었다. 그러나 저서의 체제상 불편한 점이 많아 진호의 『예기집설』의 편찬 목차를 그대로 따르면서 한 단락이 끝날 때마다 자기의 생각[按語]을 달아 놓았다.
한 단락, 한 구절의 목차는 바꾸어 놓고 “옛날에는 이렇게 있었다. ……”는 비교 주석을 달았다. 이러한 개편(改編)은 이 책의 곳곳에 나타나 있다. 이와 같은 정신은 뒤에 최석정(崔錫鼎)이 『예기유편』을 펴내는 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조선 초 성리학의 구체적인 행위 규범을 마련하고, 17세기 예학(禮學)의 전성시대의 문을 열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책으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