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국문 필사본(筆寫本) · 활자본(活字本). 「곽씨경전」, 「이어사전」이라고도 한다. 현재 10여 종의 필사본이 전해지고 있다. 활자본으로는 1916년에 박문서관(博文書館)과 청송당서점(靑松堂書店), 1926년에 대성서림(大成書林), 1961년에 세창서관(世昌書館)에서 발행한 것까지 15종이 있다.
필사본은 필사본만으로 유통된 것과, 활자본을 필사한 것으로 나눌 수 있다. 활자본으로는 42면(청송당서점 간행), 38면(박문서관 간행), 36면(대성서림 간행)이 있으나, 내용은 동일하다.
장서각과 단국대학교 율곡기념도서관 나손문고에 소장되어 있다. 그 외에 조동일(趙東一)이 소장한 이본이 있다.
작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조선 숙종 때 두 재상(宰相) 김정과 이정은 각각 같은 나이의 김진희(金眞喜)와 이혈룡(李血龍)이라는 아들을 두었다. 김진희와 이혈룡은 동문수학(同門受學)하며 우의(友誼)가 두터워져 장차 서로 돕고 살기로 언약(言約)한다. 그 뒤 김진희는 과거에 급제하여 결국 평안감사(監司)가 되었으나, 이혈룡은 과거를 보지 못하고 노모(老母)와 처자(妻子)를 데리고 가난하고 쓸쓸하게 살아간다.
그러던 중 이혈룡은 평양감사가 된 친구 김진희를 찾아가지만, 김진희를 만나지 못하고 걸식(乞食)한다. 그러다 하루는 연광정(鍊光亭)에서 평양감사가 잔치를 연다는 말을 듣고, 다시 김진희를 찾아간다. 그러나 김진희는 이혈룡을 박대(薄待)하면서 사공을 불러 그를 죽이라고까지 한다.
이때, 옥단춘이라는 기생이 이혈룡의 비범(非凡)함을 알아보고 사공을 매수(買收)하여, 이혈룡을 구하고 집으로 데려와 가연(佳緣)을 맺는다. 옥단춘은 이혈룡의 식솔(食率)들도 보살핀다. 이혈룡은 옥단춘의 도움으로 과거에 급제하고, 평안도 암행어사(暗行御史)가 되어 걸인(乞人) 행색(行色)으로 평양에 간다. 연광정에서 잔치하던 김진희는 이혈룡이 다시 온 것을 알고 이혈룡을 재차 잡아 죽이라고 하자, 이혈룡은 어사출도를 하여 김진희의 죄를 엄하게 다스린다. 그 뒤 이혈룡은 우의정(右議政)에 올라 옥단춘과 행복한 삶을 산다.
이 소설은 평양 기생 옥단춘의 순정과 절의(節義)를 다루고 있으며, 옥단춘이 이혈룡의 비범함을 한눈에 알아보는 지인지감(知人之鑑)을 가진 여성으로 그려지고 있다. 고전소설의 여성 인물 중 지인지감을 지닌 대표적인 인물로는 「구운몽」의 계섬월과 「옥루몽」의 강남홍 등이 있는데, 「옥단춘전」의 옥단춘 또한 지인지감을 통해 선인(善人)의 입신양명(立身揚名)을 돕고, 절개를 지켜 부귀영화를 누리게 된다.
그리고 이 소설은 이혈룡과 김진희라는 친구 사이의 그릇된 우정 문제를 다루면서, 고난에 빠진 주인공의 처지가 마지막에는 행복한 것으로 전환되는 조선시대 소설의 일반적인 주제인 권선징악을 다루고 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여러 가지 면에서 「춘향전」과 유사한 면을 보인다. 가령, 「춘향전」의 주인공 이름은 이몽룡(李夢龍), 성춘향(成春香)인데 이 작품의 주인공 이름이 이혈룡, 옥단춘으로 되어 있는 것이나, 「춘향전」에 나타난 인물들 간의 신분적 관계와 「옥단춘전」에 나오는 주인공들의 신분적 관계가 같은 점이 그러하다. 또한 어사출두, 봉고파직(封庫罷職) 등 결말 부분의 줄거리도 같으며, 두 작품 모두 율문체이다. 이처럼 「옥단춘전」과 「춘향전」이 유사한 점이 많다는 점에서, 「옥단춘전」은 「춘향전」을 모방한 작품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한편, 숙종 때 김우항(金宇杭)이라는 사람이 과거 급제 하기 전에 불우(不遇)하게 살다 강계부사(江界府使)로 있던 이종(姨從)에게 도움을 청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이종이 오히려 그를 감금하려고 하였다. 그러자 김우항은 이로부터 도망쳐 나와, 기생 홍도의 도움으로 과거에 급제하고 평안감사가 되어 이종의 죄를 벌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옥단춘전」의 구성과 아주 유사하다. 그래서 혹자(或者)는 「옥단춘전」이 김우항 설화(說話)를 소설화한 것이라 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옥단춘전」이 김우항 설화를 소설화하였다거나, 「춘향전」을 모방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힘들다. 다만, 조선 후기에 몰락(沒落)한 사대부(士大夫)에 대한 기생의 동정(同情)적인 사랑, 또는 몰락한 양반(兩班)들의 암행어사 등 입신(立身)을 통해 불우한 처지를 보상받고자 하는 욕구 등의 모티프는 조선 후기의 시대 상황으로 보아 상당히 보편적인 것이었으리라 추정된다. 그 때문에 이러한 모티프들이 결합하여 「춘향전」이나 「옥단춘전」 등의 소설이 이루어진 것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대전광역시 대덕구에는 「이현룡과 김진회」 설화가 구전(口傳)되고 있다. 그 줄거리는 「옥단춘전」과 동일하며, 구비 전승(口碑傳承)되는 과정에서 일부 누락(漏落)과 첨가(添加)가 이루어졌다.
주인공 옥단춘의 이름이 김재철(金在喆)이 채록(採錄)한 산대도감극(山臺都監劇) 대사(臺詞, 臺辭)나 경상북도 예천군과 대구광역시 군위군의 민요(民謠)에 등장하는 것으로 볼 때, 「옥단춘전」은 민간(民間)에 널리 유포(流布)되어 읽힌 작품으로 추정된다. 또한 현존(現存)하는 민요 「옥단춘요」는 소설 「옥단춘전」과는 상관관계(相關關係)가 없었다가, 「옥단춘전」이 유포되면서 활자본 또는 활자본 계열의 필사본에 삽입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