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동종은 담양 용흥사 대웅전에 봉안되어 있으며, 제작 연대와 주종장에 대한 명문이 남아있다.
종의 고리는 용머리가 모두 4개이며, 두 마리만 몸체가 있어 고리를 만들고 여의주를 받들고 있는 형상이다. 천판은 볼록하게 솟아 있고 종뉴를 중심으로 13개의 연꽃잎과 원형 범자문이 둘러졌다. 몸체는 입구가 좁아지는 형태이고 표면에는 다양한 장식이 부조되었다. 상대는 연화당초문으로 표현되었고 그 아래에 연곽과 보살상 4구가 번갈아 배치되었다. 보살상은 긴 법의를 걸치고 합장하였으며, 연화좌를 밟고 서 있다. 보살상 아래에는 왕실을 축원하는 전패 2기가 있다. 종의 몸체 중앙에는 방형으로 공간이 구획되고 명문이 기록되었다. 하대는 종의 구연부에서 약간 올라온 자리에 위치하며, 여의주를 쥐고 구름을 해치며 노니는 용의 모습이 시문되었다. 보살상의 표현이 유려하고 세부 장식에도 뛰어난 솜씨가 엿보인다.
동종의 명문에는 조성연대, 10여 명의 시주자, 20명의 승려, 주종장 등이 열거되었고 종을 만든 공덕으로 일체 중생이 성불하기를 기원하였다. 이를 통해, 제작 시기는 순치원년(順治元年)인 1644년이고 통정대부(通政大夫) 김용암(金龍岩)이 주조한 것을 알 수 있다.
용흥사 동종은 용뉴의 형식이 독특하고 화려하게 장식된 천판을 갖추었다. 이와 같이 연꽃잎을 시문한 천판은 순천 선암사 성보박물관에 소장된 동종(1657년)에도 나타나는데, 용흥사 유물과 함께 김용암이 제작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그는 17세기 중반 전라도 지역을 중심으로 활약한 장인이며, 화순 만연사 동종(1660년) 제작에도 참여하였다. 또한 김용암의 범종 양식을 계승한 것으로 알려진 김애립이 만든 여수 흥국사 동종(1665년)과 운흥사명 동종(1690)에도 유사한 특징을 가진 천판이 확인되어 주목된다.
동종의 보존상태가 양호하고 주조기술이 우수하며, 종의 형식과 세부 장식에 독창적인 특징이 확인된다. 또한 명문기록을 통해 제작 시기와 주종장에 대한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17세기 범종의 양식적 특징과 장인 계보를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