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원형의 그릇으로 내면은 주칠(朱漆)하고 외면은 흑칠(黑漆)하였으며, 고리가 달린 청동제 장식판이 부착되어 있다. 유물의 출토 경위에 대한 정확한 내용은 알려져 있지 않으며, 평안남도 대동군 대석암리에서 출토된 것으로 전한다. 현재는 삼성미술관 리움에 소장되어 있다.
그릇의 안쪽은 붉게 칠하고 바닥면에 여러 개의 동심원을 구획한 다음 문양을 그려 넣었다. 중앙 부분에는 적색, 청색, 녹색 등을 사용하여 날아오르는 용을 표현하였고 주변에는 구름을 배치하였다. 그 바깥으로 구획한 둘레에는 소용돌이치는 구름무늬인 와운문(渦雲文)을 장식하였다. 그리고 가장 바깥에는 중권문(重圈文)과 능형점선문(菱形點線文)으로 테두리를 둘렀다. 구연부는 청동판으로 테를 만들어 부착하였다. 이러한 방식은 구연부의 파손을 막고 보강하기 위한 장치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지만 금속을 덧붙여 화려함을 강조할 때도 선호되었다.
그릇의 외면은 흑칠한 후, 세 단으로 구분하여 문양을 만들고 채색하였다. 윗부분에는 황색과 갈색으로 구름무늬를 그렸고 중간에는 청색과 녹색으로 구름, 산, 짐승 등을 표현하였으며, 아래에는 구름무늬 띠를 둘렀다. 칠기의 양쪽에는 동물의 머리를 형상화한 청동판을 붙였는데, 아래에는 고리가 달려 있다. 그릇의 안쪽 면에 장식판을 끼워서 붙인 연결구가 확인된다. 중국의 문헌 기록을 보면, 고리를 물고 있는 수면(獸面)을 수환(獸環)이나 양이 연환(兩耳連環)이라고 묘사하였다. 이러한 장식은 중국 고대 청동기 유물에서 확인되며, 이후 여러 지역에서 오랜 기간 유행하였다.
채화칠기가 출토된 평안남도 대동군은 평양과 인접해 있으며, 낙랑 유적이 다수 발굴된 지역이다. 여러 종류의 색상으로 호화롭게 문양을 장식하고 청동 부재를 활용하여 구연부의 테와 고리를 만들어 붙인 것으로 보아, 신분과 지위가 높은 지배 계층을 위해 제작되었을 것이다. 낙랑 시기 한대(漢代) 기물로 추정되며, 삼국시대 목칠 및 금속 공예와 비교 검토할 수 있는 자료로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