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사 유우춘(柳遇春)의 생애를 전기화한 작품이다. 작자의 문집인 『영재집(泠齋集)』에 실려 있다.
「유우춘전」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서기공(徐旂公)은 음악을 즐기며 손님을 좋아했다. 내가 해금(奚琴)을 켜자 그는 내 실력이 비렁뱅이 깡깡이라고 나무라면서 유우춘과 호궁기(扈宮其)의 해금을 배우라고 일러주었다.
나는 금대거사(琴臺居士)의 안내로 십자교 밑에 있는 초가집으로 유우춘을 찾아가 그의 해금솜씨를 듣고 내가 비렁뱅이 해금을 면할 수 있는 방도를 물었다. 우춘은 자신의 해금 솜씨는 호궁기만이 알 뿐이라 하였다. 그러면서 남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배우려는 나의 해금 교습을 의심하였다. 우춘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그 업(業)도 버리고 내게도 찾아오지 않았다. 그는 효자였다.
유우춘의 말에 “기술이 더욱 진보될수록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하였으니 어찌 해금에서만 그럴 뿐이겠는가? 우춘의 해금은 온 나라 사람들이 모르는 자 없건마는 그의 이름을 듣고 아는 것이다. 참으로 그 해금을 듣고 아는 자가 몇이나 되겠는가? 이것은 음악이 극치에 달할수록 이해하고 감상할 줄 아는 자가 적어짐을 이른 말이다.
「유우춘전」은 그 당시 천시하던 기예(技藝) 가운데 해금으로 독보하던 유우춘의 일생을 전기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서기공의 음악에 대한 조예와 유우춘의 음악을 향한 의욕이 어우러져 있다. 청중의 기호에 영합하기보다 차라리 고독을 감수하더라도 예술을 심화하여야 한다는 작자 유득공의 근대적 의지를 잘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