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진당연행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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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중종 때 소순(蘇巡)이 명나라에 다녀온 사행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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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조선 중종 때 소순(蘇巡)이 명나라에 다녀온 사행 일기.
내용

보진당(葆眞堂)은 저자의 호이다. 저자가 명나라 세종(世宗)의 황태자 탄생 진하사로 파견된 작은 아버지 소세양(蘇世讓)을 따라 자제군관 자격으로 중국을 다녀와, 그 동안 보고 듣고 느낀 바를 중심으로 기술한 연행 일기이다. 1533년(중종 28) 12월 16일 발행(發行)해 이듬해 4월 28일 복명(復命)한 것으로 되어 있으니, 160여 일(윤 2월이 포함됨.)이 걸린 셈이다.

정사인 작은아버지 소세양의 『양곡집(陽谷集)』에는 「양곡부경일기(陽谷赴京日記)」가 남아 있다. 매우 축약된 문장으로 “以下缺故 葆眞堂日記以補(이하결고보진당일기이보)”라고 적혀 있는 것으로 보아, 「보진당연행일기」를 통해 내용을 보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연행의 노정은, 도강 후 책문을 지나 봉황성(鳳凰城)·요양(遼陽)·우가장(牛家庄)·의무려산(醫巫閭山)·사하관(沙河館)·산해관(山海關)·옥전현(玉田縣)·계주(薊州)·황성[北京]에 이른다. 국내에서만도 백제관(고양)·동파관(파주)·태평관(개성)·대동관(평양)을 거쳐, 의주 압록강을 지나기까지 1개월의 기간이 소요되고 있다. 내용은 크게 노정(路程)·풍물(風物)·시문(詩文) 등으로 나뉜다.

대체로 압록강에서 북경까지는 2,000여 리나 된다. 저물녘에 소릉하(小凌河)에 다다랐으나 물이 불어 강을 건너지 못해 어려웠던 일(1월 10일), 연산관 숙사에서 중국에 기근이 들어 백성들이 사람을 잡아먹기에까지 이르렀다는 소식을 들은 일(1월 12일), 비바람 속에 흙탕물을 건너다가 빠져 어려움을 겪은 일(3월 18일), 청석령에서 움막을 짓고 비바람을 견디던 일(4월 5일) 등 내왕 중 고난의 현장이 눈에 보는 듯하다.

북경 숙소인 옥하관(玉河館)에 머무른 기간도 40여 일이나 되는데, 국자감 관람, 역대 제왕묘 참배, 유구(琉球) 사신 방문, 중화 관리 접견 등의 일자가 소상하다.

『황명기략(皇明紀略)』에는 예부상서 하공(夏公)의 처가 마침 소씨(蘇氏)인데, 진하사 세양과 성이 같아 쉽게 황제를 만나 볼 수 있었다(3월 6일)고 한다. 그 밖에 고죽군(孤竹君) 옛 성, 이제묘(夷齊墓), 사호석(射虎石), 서책 장사 등의 풍물기 외에 이백(李白)·두보(杜甫)·소식(蘇軾) 등 시문과 관련되는 기사들을 통하여 소순의 학문과 관심사를 짐작할 수가 있다.

이 연행 일기는 현전하는 것들 가운데 연대가 가장 앞서므로 문헌적 가치가 클 뿐만 아니라, 생생한 체험적 사실의 기록이 많아 문학적으로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참고문헌

『보진당연행일기』(최강현·임치균 공편, 국학자료원, 1992)
「보진당연행일기」(소재영, 『진주소씨회보』23,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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