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운변화는 음성과 음소의 차이를 식별하지 않던 시대의 언어음의 사적 변화이다. 현대에는 기저구조의 형태들이 음운규칙의 적용을 받아 최종적인 음성 실현에 달하기까지의 음운론적 변모의 과정을 일컫는다. 음운 변화 중에서 통시적인 변화는 부등호(>) 기호로, 공시적 변화를 화살표(→) 기호로 나타낸다. 통시적 음운변화는 한 음소 또는 한 음성이 다른 음소 또는 음성으로 변한다고 표현하며 일방통행적 것이 특징이다. 음운변화가 특정한 조건 아래서 이루어지는가의 여부에 따라 결합적 변화와 자생적 변화를 구분한다. 공시적 음운변화는 모두 일정한 조건하에 수행되며 의무적인 것과 임의적인 것의 구별이 있다.
그러나 음운론의 유파 또는 그 발전단계에 따라 호칭이나 개념에 상당한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현대에 있어서는 언어학의 다른 많은 술어들에 있어서와 마찬가지로 공시론의 용어로 쓰여, 기저구조의 형태들이 음운규칙의 적용을 받아 최종적인 음성 실현에 달하기까지의 음운론적 변모의 과정을 일컫는다. 변화기호인 부등호 ‘>’는 통시적 변화를 나타내며, 화살표 ‘→’는 공시적 변화를 나타낸다.
한 음소 또는 한 음성이 다른 음소 또는 음성으로 변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가령 ‘ᄋᆞ’가 ‘아’ 또는 ‘으’로 변화하였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하여 ‘ᄋᆞ>아’, ‘ᄋᆞ>으’로 적는다든지, 순경음 ‘ㅸ’이 반모음 ‘w’로 변하는 것이나 반치음 ‘ㅿ’이 소멸하는 것을 각각 ‘β>w’, ‘z>ø’로 표시하는 것은 이러한 사고를 반영한다.
음운변화는 ‘>’의 표시가 상징하듯이 일방통행적인 것이 그 특징이어서 가역적(可逆的)인 반응을 상정하는 음운호전(音韻互轉) 또는 음운상통(音韻相通)과 같은 전근대적 개념을 배제한다.
음운변화가 특정한 조건 아래서 이루어지는가 또는 그러한 조건의 관여 없이 이루어지는가에 따라 결합적 변화와 자생적 변화를 구분한다.
조건변화와 무조건변화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 차이는 문제의 음소가 어말 · 어두, 또는 단어의 몇째 음절에서 식으로 그 자리에 따라 그 변화를 수행하고 수행하지 않는 차이를 보인다든지, 동화작용의 경우들에 있어서와 같이 전후의 어떤 다른 음소들과의 관련 아래서 그 변화를 보인다든지 하는 경우와 그와 반대로 그러한 것에 구애받지 않고 같은 음소가 한결같이 같은 변화를 보이느냐 하는 구별을 말한다.
음운변화에는 일정한 규칙성이 있어 이를 음운법칙(音韻法則)이라는 용어로 표현한다. 음운법칙에는 예외가 없다는 뜻으로 소장문법학파(Junggrammatiker)에 의하여 주장되었던 예외불허용성(例外不許容性, Ausnahmelösigkeit)의 논리는 다음 단계의 학자들에 의하여 비판의 표적이 되기도 하였지만, 많은 음운변화들에 있어서 강한 규칙성이 작용하고 있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유명한 음운변화의 공식들에 대하여는 발견한 사람의 이름을 붙여서 그림(Grimm)법칙, 람스테트(Ramstedt)법칙 등으로 불러오고 있다.
구조언어학(構造言語學)의 단계에 들어와서는, 특히 프라그학파(Prague 學派)의 음운사 이론에서 변화를 입는 것은 개개의 음소가 아니라 음소들 사이의 음운론적 대립, 나아가서는 그 대립들의 총체로서의 음운체계야말로 변화를 입는 실체라는 명제가 제시되었다.
가령 어떤 언어, 예컨대 중국어의 경우, 무성자음 p, t , k와 함께 유성자음 b, d, g가 존재하다가 어떤 단계에서 유성자음 b, d, g가 모두 p, t, k로 변하여 음소로서의 b, d, g가 소멸하였을 때, b가 p로 변하고, d가 로 변하고, g가 k로 변하였다고 할 것이 아니라 유성자음과 무성자음 사이의 대립이 소멸되었다고 설명해야 한다는 논리인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에게 있어서는 음운변화란 새로운 음소의 생성, 이미 있던 음소의 소멸과 함께 음소들 사이의 대립관계의 변질(앞의 두 변화를 수반함이 없이 일어나는 경우)을 포함하였던 것이다. 연쇄변화 또는 추이(推移)로 불리는 현상에 대하여 독특한 설명논리를 개발한 것도 구조적 음운사 이론의 중요한 공헌의 하나였다.
음소목록이나 음운론적 대립에 대한 관심을 넘어서서, 음성 실현에 공헌하는 음운규칙에 더 많은 관심을 경주하는 생성음운론의 단계에 와서의 통시음운론이 음운규칙을 중심으로 변화를 관찰하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추이라 할 수 있다.
존재하였던 음운규칙이 소멸되어 버리거나 새로운 규칙이 대두되는 것, 또는 같은 규칙의 적용 범위의 확대나 축소가 상이한 시기들 사이의 음운론적 현실의 차이를 실현한다는 데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음운변화가 왜 일어나는가 하는 문제는 언어변화의 원인 그 자체와도 통하는 과제이지만, 개개의 변화에 대해서라 하더라도 그 원인을 만족스럽게 기술한다고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발음상의 편의 또는 노력의 경제를 말하기도 하고(동화작용의 경우), 명석의 욕구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하기도 하고(이화작용의 경우), 또는 새 세대의 언어습득과정에서의 불확실한 발음 같은 데에서 원인을 구하기도 하며, 체계에서 오는 압력을 말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아직은 음운사 기술에서 변화의 시기 · 조건 · 양식 등이 요구될 뿐으로, 원인의 기술은 의무적인 항목이라고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우리는 형태소의 기술에 있어 기본형이라고 하는 얼마간 추상화된 단일형태를 제시하는 관행을 가진다. 가령 ‘없다’라는 용언의 활용에서 그 어간은 ‘없’(‘없으니’, ‘없어서’ 등에서), ‘업’(‘없고’, ‘없더니’ 등에서), ‘엄’(‘없는’, ‘없네’ 등에서) 등으로 실현됨에도 불구하고 ‘없’이라는 단일형태로 그것들을 대표시키는 것이다.
혹시 한 형태소를 단일형태로 제시하는 것이 불가능할 때에는 적어도 이형태의 차원에서라도 그와 비슷한 존재를 제시한다(보기 : 있-∼계-, -이∼ -가).
그러고는 이 기본형에 어떤 음운규칙들을 적용하여 실제로 우리가 귀로 들을 수 있는 발음들을 유도해내는 것으로 설명한다. 가령 ‘없고’가 ‘업고’로 발음되는 것은 ‘ㅅ’의 탈락에 의하는 것이고, ‘없는’이 ‘엄는’으로 발음되는 것은 ‘업’의 ‘ㅂ’이 ‘는’의 첫소리 ‘ㄴ’에 동화되어 ‘ㅁ’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전환이 통시적 음운변화에서의 시간의 축을 공시적 차원에서의 공간의 축으로 바꾼 것과 같다는 관점에서 같은 ‘음운변화’라는 술어를 쓰게 되는 것인데, 다만 한가지 크게 다른 것은 공시적 음운변화는 모두 일정한 조건하에 수행되는 것으로서 통시적 음운변화에서의 자생적 변화에 비견될 현상은 가질 수 없다는 점이다(통시적 변화와의 혼동을 피하기 위하여 음운변동이라는 표현을 쓰는 사람도 있다.).
공시적 음운변화에는 의무적인 것과 임의적인 것의 구별이 있다. 가령 ‘먹이다’를 ‘메기다’로 발음하는 것은 ‘머기다’에서 모음 ‘어’가 둘째 음절의 모음 ‘이’에 동화되어 ‘에’로 발음되기 때문인 것이지만, 이 동화의 규칙을 적용하지 않고 ‘머기다’로 발음하여도 의사전달에 지장이 없을 뿐더러 오히려 이것이 학교교육에서의 표준발음이기도 하다.
이 경우 ‘이’의 역행동화의 규칙은 적용할 수도 있고 적용시키지 않아도 되는 것이기 때문에 임의적 또는 수의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이지만, ‘먹는’에서의 ‘ㄱ’을 ‘ᄠᅳᆷ’으로 바꾸지 않고 그대로 ‘먹는’이라고 발음하는 일은 한국어에서 허용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이들 자음간의 동화는 한국어다운 발음을 위하여는 필수불가결의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는 의무적인 것이 된다.
변화를 기호로 표시할 때 화살의 중간을 끊어서 표시함으로써 그것이 의무적인 변화가 아닌 임의적 변화라는 것을 표시하는 일이 있다.
→ : 의무적 변화, → : 임의적 변화
피상적으로 보면 어떤 음소 또는 음성이 탈락된다는 것과 삽입된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다른 것으로 변한다는 것이 각기 다른 현상인 것같이 보이지만, ‘ø’(=제로)의 개념을 쓰면 그것들이 결국 하나로 묶여 A가 B로 변한다는 일반 공식의 테두리 안에 드는 것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A→B : 좁은 의미의 변화
A→ø : 탈락
ø→A : 삽입
탈락이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임에 반하여 삽입은 흔하지 않은 현상이다. 또, 같은 자료를 놓고 탈락으로도 설명할 수 있고, 삽입으로도 설명할 수 있을 때에는 탈락으로 설명하는 길을 택하라는 것이 현대음운론이 권장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