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운체계 ()

언어·문자
개념
한 언어가 가지는 음소들 상호간에 존재하는 유기적인 음운론적 관계. 음운론적 대립의 총체.
이칭
이칭
음운론적 대립의 총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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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한 언어가 가지는 음소들 상호간에 존재하는 유기적인 음운론적 관계. 음운론적 대립의 총체.
개설

‘대립’의 개념을 강조한 프라그학파에서는 한 언어에 실재하는 것은 음소 그 자체가 아니라, 한 음소와 또 다른 음소 사이의 음운론적 대립이라는 관점을 취했다. 즉 음소는 다른 음소와 여러 가지 대립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러한 음운론적 대립관계를 모두 아우른 것, 즉 ‘음운론적 대립의 총체’를 바로 ‘음운 체계’의 정의라고 한 것이다.

최대한 많은 음소들을 포함한 체계를 수립하는 것이 합당하겠지만, 흔히는 모음체계·자음체계 등의 하위체계들을 먼저 기술하고, 그것을 복합하여 한 언어의 음운체계에 대한 기술로 삼는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라고 하여 동일한 음운체계를 가진다는 보장은 없다. 방언적 배경이나 세대차 등에 따라 개개인의 음운체계에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개인들 사이에 불편 없이 대화가 가능한 것은 서로 상대편의 발화를 자기의 체계로 환산하여 받아들이기 때문인데, 체계의 차이가 심할 때에는 환산에 차질이 생겨 의사소통에 장애를 가져온다.

국어의 경우 자음체계에 있어서는 이렇다 할 큰 차이가 발견되지 않는 편이지만, 모음체계 쪽에서는 상당한 방언차·세대차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음체계

모음체계는 모음음소 상호간의 음운론적 대립을 결정짓는 세 가지 요소, 즉 혀의 위치, 입술의 모양, 그리고 개구도(開口度:입을 벌리는 정도)를 기준으로 하여 기술하는 것이 보통이다. 중부지방의 젊은 세대에 있어서는 8모음체계를 가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를 보이면 다음과 같다.

i(이) ɨ(으) u(우)

e(에) ə(어) o(오)

ɛ(애) a(아)

위 모음도는 구조상으로 세 개의 종적인 계열과 세 개의 횡적인 단계(또는 서열이라고 하기도 한다.)로 되어 있다고 하여 3계열 3단계의 체계라 하기도 하며, 체계의 저변(低邊)에 모음이 둘 있어서 전체적으로 사각 모양을 그린다 하여 사각체계라고도 한다.

중부방언에서 최대의 모음음소를 식별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위의 8모음 외에도 전설 원순모음 ö(외)·ü(위)가 있어 10모음체계를 이룬다고 하나 ü까지를 모음음소로 가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ö만을 단모음으로 가지는 사람은 보수적인 화자들에게서 비교적 흔히 발견할 수가 있다.(비록 음성적으로는 ‘쥐’나 ‘쉬’의 ‘위’에 대해서, 더 나아가 ‘귀’의 ‘위’까지에 대해서도 ü를 실현시키는 사람들이 꽤 많지만, ‘위’[上], ‘아래’[下] 할 때의 ‘위’를 ü 아닌 wi로 발음하고 있다면, 자음 뒤에서의 u는 이중모음 wi의 실현이라고 하여야 할 것이다.)

국어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반모음으로는 j와 w가 있다. 이 반모음들이 모음들과 결합하여 이중모음을 형성하게 되는데, 압도적으로 상승적 구조를 보이는 것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ja(야), jə(여), jo(요), ju(유), jɛ(얘), je(예)

wa(와), wə(워), wi(위), wɛ(왜), we(웨)

j와 w는 다같이 ‘으’모음 앞에는 설 수 없으며, j는 전설고모음 ‘이’, w는 원순모음 ‘오’, ‘우’ 앞에 서지 못한다. 한편, ‘의’를 ‘ɨj’로 해석하면 현대국어에서의 유일한 하강이중모음이 된다.

자음체계

자음체계는 다음과 같이 도시(圖示)할 수 있다.

폐쇄음 p(ㅂ) pʰ(ㅍ) p’(ㅃ)

t(ㄷ) tʰ(ㅌ) t’(ㄸ)

k(ㄱ) kʰ(ㅋ) k’(ㄲ)

t∫(ㅈ) t∫ʰ(ㅊ) t∫’(ㅉ)

마찰음 s(ㅅ) s’(ㅆ)

h(ㅎ)

유 음 r(ㄹ)

비 음 n(ㄴ) m(ㅁ) ŋ(ㅇ)

위 표에서 보듯이 국어의 자음체계는 마찰음계열의 음소수가 적은 편이다. 또한 많은 언어에서 식별되는 r과 l이 국어에는 음소로서 독립되어 있지 않다. 반면에 폐쇄음 쪽에서 평음:격음:경음의 삼지적 대립을 가지는 것이 특징이다.

각 방언의 특징

중부방언에서 볼 수 없는 음소로 방언에 나타나는 것은 모음의 경우 제주도방언의 ‘ㆍ’가 유명하며, 자음의 경우에는 경상도방언 일부에서 관찰할 수 있는 ‘○’과 ‘ㅿ’이 있다.

음소의 분화에는 운율적인 요소도 관련이 되어 있다. 음소의 분화에 관련된 운율적 요소는 중부방언의 경우 모음의 음장(音長)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음장을 독립된 음소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모음체계에는 일련의 장모음 음소들이 추가되어야 한다. 성조 또는 악센트라고 할 것이 함경도로부터 강원도를 거쳐 경상도에 이르는 동부의 방언권들에 존재하는데, 거기에도 상당한 내적 차이들이 존재하는 것이 보고되어 있다. 중부 방언에서 쓰이는 자음음소들이 다른 방언들에 다 존재하는 경우도 있지만, 음소의 수가 더 적은 방언들도 존재한다. 남부의 방언들에 있어서는 ‘애’와 ‘에’, ‘으’와 ‘어’의 구별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동남방언의 일부 하위방언에서는 경음으로서의 ‘ㅆ’이 음운으로서 존재하지 않는다.

참고문헌

『음운현상에 있어서의 제약』(이병근, 탑출판사, 1979)
『국어성조에 관한 연구』(정연찬, 일조각, 1976)
『국어음운사연구』(이기문, 탑출판사, 1972)
『국어음운체계의 연구』(김완진, 일조각, 1972)
『국어학개설』(어문학연구회 편, 수도출판사, 1965)
『국어음운학』(허웅, 정음사, 1965)
「근대국어 음운론의 몇 가지 문제」(정연찬, 『동양학』11, 단국대학교동양학연구소, 1981)
「중세국어 모음론의 현상과 과제」(이기문, 『동양학』9, 단국대학교동양학연구소, 1979)
「모음체계와 모음조화에 대한 반성」(김완진, 『어학연구』14-2, 서울대학교어학연구소, 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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