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은 김씨, 호는 철경(掣鯨). 어려서부터 의롭지 못한 일을 보면 참지 못하였다. 소년시절에 도교를 숭상하여 적묵(寂默)의 경지를 얻기 위하여 심산유곡의 바위 틈에서 세월을 허송하다가, 만덕산(萬德山)에서 유불선(儒佛仙)의 여러 경전을 정독하던 중 불경의 심오한 이치에 감동되어 출가를 결심하였다.
그뒤 두륜산 대둔사(大芚寺)에서 혜장(慧藏)을 만나 『능엄경』·『기신론(起信論)』 등을 배우고 삼처전심(三處傳心)의 밀의(密義)를 깨달아 그의 제자가 되었다. 그뒤 경론(經論)을 강의하고 종지(宗旨)를 선양하면서 수많은 승려들을 지도하였다.
자하거사(紫霞居士)는 “큰 고래가 바다를 헤치고 봉황새가 허공을 가르듯이 철경은 혜장의 법을 크게 떨쳤다.”는 찬게(讚偈)를 지었는데 그 전문이 『동사열전(東師列傳)』에 수록되어 있다. 저서로는 정약용(丁若鏞)이 찬(撰)하고 병서(幷序)한 2권의 문집이 있으나 현재 발견되지 않고 있다. 제자로는 쌍련(雙蓮)·성관(性貫)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