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집 『언사(諺詞)』에 수록되어 있는 일곱 작품 가운데 하나다. 작자는 어린 시절부터 문장을 좋아하고 농담을 즐겨했는데, 이러한 기질이 「임천별곡」에도 잘 나타나 있다.
이 작품은 늙은 남녀의 대화체 가사로 되어 있는데, 그 첫머리는 아래와 같다.
(남)-게있난가 주인한멈/내말잠간 들어보소/어제밤 서리후에 참도찰사 구들이야/한멈의 아래목은 덥고차기 어떠한고/진조반 마른음식 조석으로 지어내니/늙은이 허물할까 나 조금 들어가세
(여)-어저 거뉘신고 유성손님 아니신가/나그네 치오시니 주인이 무료하오/누추함을 허물말고 이리 들어 오오소서
혼자 거처하는 할멈의 방에 유성 손님이 좀 들어가기를 청하고 쉽게 허락이 되자, 들어와서는 할멈의 가슴에 손을 좀 넣어 보자는 구절로 대담하게 이어진다. 이후로 두 노인 사이에 음담이 오가고 할멈이 점잖게 거절하자, 할아버지는 자신의 가계를 들먹이며 상대방을 꾸짖고 껄껄 웃고 물러선다는 내용이다.
생원의 객기 어린 행위와 이에 맞서는 할멈과의 대화체로 된 가사를 읽으면 마치 작자 자신의 풍류를 목도하는 듯, 지금까지의 가사 작품에서는 느껴 보지 못했던 새로운 맛을 느끼게 된다.
이 작품은 세상의 온갖 부귀와 물욕을 떠난 한 늙은이가 떠돌아다니다가 동갑 또래의 여인을 만나 새삼 남성으로서의 여성에 대한 성적 탐혹과 충동을 느끼게 된다는 흥미있는 내용을 소재로 하고 있다.
작품의 특색으로는, 첫째 칠십대의 생원과 할멈의 치기 어린 사랑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 둘째 서로 주고받는 대화체 문장으로 되어 있어 작품에 생동감을 주고 있다는 점, 셋째 작품이 매우 사실적이며 풍류가 넘치는 활달한 문장으로 되어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