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패(조개)의 부위에 따라 본패(本貝 : 바닥패) · 귀패 · 칼패로 구분되는데, 본패는 주로 나전(螺鈿)을 가공할 때 주름질용으로 쓰이며, 귀패는 무늬가 다량으로 필요한 경우 금형으로 그 무늬를 만들어 기계에 설치한 뒤 반복 작업을 하여 나전무늬를 생산한다.
또 칼패는 가늘게 썰어 끊음질용으로 사용하게 된다. 이러한 자개를 가공하는 사람을 가리켜 ‘원패 가공사’, ‘자개 기술자’라고 일컫는다.
원패는 산지별 · 색상별 · 형태별로 그 용도가 다르다. 현재 업계에서 사용하는 것은 소라패(green snail shell) · 진주패(mop shell) · 홍패(winged pearl shell) · 수돌패(trocas shell) 등으로 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산으로는 남해안(통영 · 여수 등) 일대와 제주도 근해에서 약간씩 채집되는 전복패(abalone shell : 색패)가 있다.
외국에서 수입하는 조개는 면적이 넓어 공예품 재료로 활용가치가 크지만 색상이 별로 좋지 않은데 비하여, 국내산은 색상이 오색영롱하여 공예적 가치가 우수하지만 크기(면적)가 작아 효용 가치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1960년대 이후 일본에서 다량 생산되는 양식진주의 부산물인 양식진주패(mop shell)를 염색 가공하여 사용하는 예도 있다.
패류(貝類)는 동물 분석학상 연체동물(軟體動物)에 속하는데 고생대(古生代) 캄브리지아기(紀 : 약 5억5천만년 전)부터 지구상에 살아온 흔적이 있으며 지질시대와 더불어 수많은 진화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재까지 11만2천여 종이 알려져 있는데 우리 나라에서 서식하고 있는 조개류는 600여종에 이르고 있으며, 나전칠기용 조개류는 5∼6종에 불과하다.
자개의 원패인 조개는 지방에 따라서 조갑지 · 조가지 · 조가비 · 조개비 등으로 불리고, 또 크기나 색채에 따라서 대합(大蛤) · 중합 · 소합 · 백합(白蛤) · 황합(黃蛤) · 문합(文蛤) 등으로 부르고 있다.
소라 · 고동 · 골뱅이 · 달팽이 · 비틀이 · 고막 · 보말 등도 널리 통용되고 있으나 나전칠기계에서는 극히 일부만 활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