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칠나무는 아열대성 식물로 그 분포지는 제주도·완도·보길도·어청도·진도·홍도·거문도와 보령의 연열도 등 주로 남부지방 해안이나 섬지방에서만 자생하고 있다.
황칠은 정유성분(精油成分)이 주성분으로 되어 있으며, 담황색의 진한 유상액체(油狀液體)로서 상쾌한 향기를 지니며 맛은 쓰다.
황칠 안에 들어 있는 정유는 주로 고불점(高弗點) 부분으로, 그 주성분은 세스퀴테르펜(Sesqui-terpene)이며, 그 밖에 알코올·에스테르 등이 함유되어 있다.
황칠 정유의 세스퀴테르펜은 D2, 0.9215 ; ∩2, 1,5052 ; α2, -0°87이라는 특정 수치를 지니며, 이중결합이 두 개가 있는 양(陽)이온과 비슷한 쌍환성(雙環性) 스퀴테르펜으로서, 이의 염화수소(鹽化水素) 화합물은 결정성(結晶性)을 만들지 않는다.
황칠을 칠할 때 사용하는 용제(熔劑)는 알코올·아세톤·에스테르·벤·신나(시너) 등 유기용매이며, 광택은 무광택으로서 내열성·내습성에 침투력이 뛰어나다.
색상은 황금색이나 목재에 칠하면 무늬[木理]가 선명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투명도가 약한 도료로 한다. 황칠을 칠한 후 건조시킬 때는 17∼23℃의 온도가 적합하며, 금속에 칠할 때는 금속을 불에 달구어 칠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건조 시간은 약 4시간 정도로 한다. 황칠의 채취 시기는 1∼11월이나 장마철에는 피한다. 채취 방법은 V자형 특수 손칼로 황칠나무에 一자, V자, O자형으로 약간 깊이 골을 파 놓으면 그 골에 황칠이 고이게 된다. 채취 시간이 많이 걸리고 채취량이 적어 황칠을 얻는 데 어려움이 있다.
황칠에 대한 기록으로는, 중국 당(唐)의 ≪통전 通典≫에 “백제 서남지방 바다 가운데 세 섬에서 황칠이 나는데, 6월에 백류(白流)를 채취하여 기물에 칠하면 금빛과 같아서…”라 기록되어 있다.
송(宋)의 유서인 ≪책부원구 冊府元龜≫에는 “당 태종이 정관(貞觀) 19년(서기 645년, 백제 의자왕 9년)에 백제에 사신을 파견하여 금칠을 채취해서 산문갑(山文甲)에 칠하였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또 북송의 손목(孫穆)이 지은 ≪계림유사 鷄林類事≫에 ‘칠왈황칠(漆曰黃漆)’이라 대역함으로써 당시 고려에서는 칠이라 하면 으레 황칠을 대표로 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한편 ≪계림지 鷄林志≫에는 “고려의 황칠은 섬에서 난다. 6월에 수액을 채취하는데 빛깔이 금과 같으며, 볕에 쪼여 건조시킨다. 본시 백제에서 나던 것인데, 지금 절강(浙江) 사람들은 이를 일컬어 신라칠(新羅漆)이라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1541년(중종 36)에 간행된 ≪우마양저염역병치료방언해 牛馬羊渚染疫病治療方諺解≫에는, “제주에서는 나나니란 이름을 황칠이라 하고, 북나무진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는 곧 ≪계림유사≫의 황칠과 ≪계림지≫의 황칠을 동일 물질로 본 것으로 일반적인 옻칠과 다른 것임을 분명히 하였고, 황칠은 한반도 어디서나 채취되는 것이 아니고 오로지 섬지방, 특히 제주도의 특산품임을 명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