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분권 6책. 필사본. 서문과 발문이 없어 편집 경위나 필사 연도를 알 수 없다. 국립중앙도서관에 있다.
제1책에 부(賦) 2편, 시 172수, 서(書) 28편, 제2·3책에 서(書) 134편, 제4책에 잡저 30편, 제5책에 서(序) 14편, 기(記) 13편, 제발(題跋) 8편, 상량문 2편, 명(銘) 5편, 잠(箴) 7편, 혼서(婚書) 2편, 고문 6편, 제문 19편, 제6책에 묘지 5편, 행장 7편, 묘갈명 1편, 행록 1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서(書)는 당대 유학자들과 학문상의 문제점들에 대해 질의·토론한 것이 대부분이다. 제1책의 스승 임헌회(任憲晦)에게 올린 11편의 편지는 경전의 내용 가운데 기존의 전통적인 해석에 대해 의문 나는 점을 지적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 주로 『가례』와 『대학』의 서(序) 및 도(道)·명덕(明德)·신민(新民) 등에 대해 새로운 시각에서 해석하였다. 또 도통(道統)에 있어서 고증학적으로 모순되는 점을 해결하는 방법 등을 논설하였다.
제2·3책에 수록된 서는 주로 제자들이 사서(四書)를 중심으로 경문(經文)의 의문점을 질의한 데 대해 답한 것이다. 중국의 역대 유학자를 비롯해 우리나라 선유들의 학설을 망라하여 체계적이며 논리적으로 설명하였다. 그 가운데 「답윤진천(答尹鎭川)」에는 『중용』의 전체 대의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나타낸 중용전도(中庸全圖), 경(敬)을 존덕성(尊德性)과 도문학(道問學)으로 설명한 성현소시입덕방도(聖賢所示入德方圖)가 첨부되어 있다.
잡저는 이기(理氣)·심성(心性)·형이상하(形而上下) 등 성리학 전반에 걸친 주요 개념들에 대한 철학적 탐구의 결과이다. 설(說)·논(論)·변(辨) 등은 모두 새로운 학설은 아니나, 그 중 「인물성이동변(人物性異同辨)」·「이기선후변(理氣先後辨)」·「심성정변(心性情辨)」·「사칠변(四七辨)」·「경의쇄록(經義瑣錄)」·「예의쇄록(禮疑瑣錄)」·「아언잡록(雅言雜錄)」 등의 글들은 후학들에게 참고가 된다. 서(序)의 「규문수지서(閨門須知序)」는 자신이 저술한 『규문수지』에 대한 서문으로서, 글의 요지를 국역하여 수록한 점이 특기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