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본. 정경부인 초계정씨는 병자호란 때에 공조참의(工曹參議)로 인조를 모시고 남한산성에 들어가 청인들과 싸웠던 척화파 문신 나만갑(羅萬甲)의 부인으로, 우참찬 정엽(鄭曄)의 딸이다.
원본은 국사편찬위원회에 소장되어 있는데, 앞부분이 떨어져 나가서 원제목은 알 수 없다.
이 작품의 내용을 크게 세가지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정씨가 17세에 나만갑에게 시집와서 시집살이하며 홀시어머님을 잘 모시고, 봉제사(奉祭祀) 사부군(事夫君)을 잘하였다. 둘째, 먹을 것이 없을 때에 정씨 스스로가 해결하였으며, 정씨의 성정(性情)이 남달리 착하여 의탁할 곳 없는 일가 어린아이들을 자기 자녀처럼 길렀다. 셋째, 남편이 작고한 뒤 그 초종상을 다 치루고, 자손들에게 남편의 묘소 비문을 당대의 제일군자인 청음(淸陰) 김상헌(金尙憲)에게 받아다가 입석(立石)하라는 유언을 남기고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