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망(碇網)’이라고도 하였고, 순수한 우리말로는 닻배라고 하였다. 이 어망은 그 역사가 상당히 깊은 우리나라 재래식 어망으로서 어법상으로는 저자망(底刺網)에 속한다.
1770년경에 제정된 『균역청사목(均役廳事目)』의 전라도 해세(海稅)에 관한 규정에는 어망의 하나로서 행망(行網)이라는 것이 보이는데, 세금을 길이에 따라 매기는 것으로 되어 있다. 과거 전라도 지방에서 정선망을 행배그물이라고도 불렀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균역청사목』의 행망이 정선망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일제강점기의 정선망은 면사로 만든 것이었고, 전라도와 충청도지방에서 주로 조기를 잡는 데 사용하였으며, 조기 이외에 민어·달강어·갯장어 등도 혼획하였다. 그 길이는 40여 미터에 달하는 것으로서, 비교적 규모가 큰 어망이었다.
따라서 조업에 있어서는 12∼16명의 어부가 승선하여 출어하였다. 전라남도의 완도·해남 및 진도 지방에서만 사용되었는데, 이때는 멸치를 비롯한 낚시밥으로 사용되는 어류를 많이 잡았으므로 주낙어선 수척이 항상 정선망어장에 이료를 구하기 위하여 대기하고 있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에 점차 쇠퇴하여 말기에는 10여통이 사용되는 데 불과하였다. 일제강점기의 설치방법을 보면, 해안의 바위에 로프의 한쪽 끝을 묶고 한쪽 끝은 근 300m 거리의 바다에 닻으로 고정시킨 뒤에 이어 어망을 매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