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경』은 조선시대 불보살상 조성에 따른 제반 의식과 절차에 관한 것을 모아 간행한 불교의례서이다. 불복장 및 점안의식에 필요한 절차를 체계화한 불서로, 조선시대에 꾸준히 간행·유통되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며 망폐화된 사찰을 중건하면서 불상과 불화를 새로 조성하는 일이 많았는데, 조선 후기 『조상경』의 간행은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기인하였다.
현존하는 『조상경』 판본 중 가장 오래된 것은 담양 용천사본이며, 조선 후기 간행된 『조상경』 판본들은 용천사본을 저본으로 하였다. 용천사본은 「대장일람경 조상품 십사칙(大藏一覽經 造像品 十四則)」, 「제불보살복장단의식(諸佛菩薩腹藏壇儀式)」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대장일람경 조상품」은 『대장일람집』 권4의 조상품에 해당하는데, 불상이나 불탑을 만드는 조상이라는 행위가 갖는 공덕을 설명하는 부분이다. 「제불보살복장단의식」은 『묘길상평등비밀최상관문대교왕경(妙吉祥平等秘密最上觀門大敎王經)』, 『삼종실지의궤(三種悉地儀軌)』 등을 바탕으로 실제 의식 절차를 정리한 부분이다.
용천사본 이후 조선 후기 『조상경』은 모두 「대장일람경 조상품」과 「제불보살복장단의식」을 중심으로 구성되었으나 실제 개설되는 의식에 따라 별도의 의궤나 진언집을 추가로 보판하여 편입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판본에 따라 본문의 구성에 차이가 있다. 1746년 김룡사본에는 「불관상의궤(佛觀想儀軌)」가, 1824년 유점사본에는 「금관상의궤(金觀想儀軌)」, 「불관상의궤」, 「점안진언(點眼眞言)」이 추가되었다. 유점사본은 현존하는 『조상경』 중 가장 마지막에 간행된 것으로 장판기(藏板記)와 목기(木記)에서 금강산 유점사 반야암(般若庵)에서 간행하고 그 책판을 해장전(海藏殿)에 두었음을 알 수 있다. 유점사본 『조상경』 서문에는 당시 유통되던 『조상경』 판본에 글자가 잘못되거나 내용상 오류가 많음을 지적했는데, 이는 『조상경』을 중간하게 된 이유가 되었다. 무엇보다도 『조상경』은 의식 절차를 수록하고 있고, 여기에는 진언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오탈자가 많아지면 정확한 의식 설행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화악지탁(華嶽知濯, 1750~1839)이 간행한 유점사본은 기존 『조상경』의 내용을 고증하여 오탈자와 내용상의 오류를 바로잡고 진언집에서 복장 및 점안 의식과 관련된 부분을 추가하였는데, 조상 의식의 표준을 제시했다는 의미가 있다.
조선 후기 『조상경』과 같은 조상의문이 활발하게 유통된 것은 양란을 거치며 망폐화된 사찰을 다시 주1하는 불사가 활발한 가운데 새로 지은 전각에 봉안될 불상이나 불화의 제작이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불상이나 불화 조성과 관련된 의식이 활발하게 거행되면서 조상의식의 절차를 정리한 의식집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던 상황을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