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마른 대를 쪼개어 엮어 만든 것으로, 길이는 대략 넉자 반, 지름은 한아름 정도이다.
구멍이 나도록 성글게 짜서 원통형이 되게 하고, 마구리는 잘 접어서 궁글리어 모나지 않게 한다. 말끔하게 손질하여 잔털이 돋거나 가시가 서지 않도록 한다. 숯불에 지져 색을 내는 외에는 콩댐을 하거나 생옻을 칠하는 등 가공을 하지 않는데, 이는 여름철 땀에 씻기거나 묻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다.
또 짤 때에는 끈이나 못을 사용하지 않는데, 이는 품에 품었을 때 찔리는 것이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무더운 여름철 잠자리가 불편하면 사랑방에 기거하는 선비는 죽부인을 활용하게 된다. 삼베의 홑이불을 씌워서 죽부인을 가슴에 품고 한 다리를 척 걸치고 자면 허전함을 덜 뿐만 아니라 솔솔 스며드는 시원한 바람에 저절로 숙면하게 된다.
잠들게 하는 수면제가 없었던 시절의 병자에게는 좋은 치료의 도구가 되었다. 죽부인은 아들이 아버지의 것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예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