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에서는 음절말(音節末) 위치에서 자음의 중화가 가장 현저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면 국어의 ‘ㅂ’, ‘ㅍ’, ‘ㅃ’은 어두(語頭) 위치에서는 ‘불[火]’, ‘풀[草]’, ‘뿔[角]’에서 보는 것처럼 서로 대립하여 의미를 구별하는 구실을 하지만 음절말 위치에서는 이 대립은 없어지고 만다.
이 위치에서 이들은 모두 터지지 않는 소리 [P˺] 로 발음되기 때문이다(입[口], 잎[葉]). 현대국어의 음절말 위치에서 일곱 자음밖에 발음되지 않음은 이 위치에서는 한결같이 터짐이 없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ㄷ, ㅌ, ㄸ’과 ‘ㅅ, ㅆ, ㅈ, ㅊ, ㅉ’이 모두 터지지 않는 [t˺] 로 발음되어 중화됨은 특기할 만한 사실이다 (낟[穀], 낱[個], 낫[鎌], 낮[晝], 낯[面]).
이 이론은 1930년대에 음운론에서 발전되었는데, 그 뒤 형태론 · 통사론으로 확대하려는 시도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