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본으로 전하는 작자의 『갈봉선생문집(葛峰先生文集)』 권말에 실려 있다. 각 행은 대체로 4·4조 8자로 되어 있고, 그 전분량이 160여 행으로 정철(鄭澈)의 「관동별곡」·「사미인곡」이나 박인로(朴仁老)의 「태평사」·「누항사」보다도 분량이 많은 작품이다.
지수정은 김득연이 손수 지은 정자를 가리킨다.
“와룡산(臥龍山)이 와룡형을 지에하고/남역크로 머리드러/구의구의 느리혓다가”로 시작하는 이 작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와룡산의 산세와 거기에 선영을 뫼신 일, ② 지수정을 세운 까닭과 그 주변의 자연 경색, ③ 지수정에서 실마리를 삼아 황지에서 낙동에 이르는 낙동강 상류의 명소·문물, ④ 자연을 벗삼고 풍월을 읊조리는 자신의 생활, ⑤ 와룡산 주변에서 철마다 벌어지는 갖가지 일들과 거기서 사는 자신의 분복, ⑥ 낙이망우(樂而忘憂)하고, 안분지족(安分知足)하는 자신의 생활과 그 사이에도 고개를 쳐드는 사모치는 정과, 우국의 마음, ⑦ 도학자로서 선철의 본을 따라 살아가리라는 결의.
크게 보면 이 작품은 양반가사에 속한다. 그런 이유로 말씨가 생경한 편이며, 사이사이에 한문투 어휘가 섞여 있다. 내용 역시 작자 개인의 사사로운 이야기와 체험들을 지루하게 나열한 것도 흠이다.
그러나 부분적으로는 상당한 말솜씨를 보여주기도 한다. 특히 “소리소리 듣ᄂᆞᆫ 거ᄉᆞᆫ/처처(處處)의 우ᄂᆞᆫ 새오/밋비치 보ᄂᆞᆫ 거ᄉᆞᆫ/절절(節節)이 픠ᄂᆞᆫ 고치”, “천산(千山)에 곳 다지고/만목(萬木)에 새닙나니/녹음(綠陰)이 만지(滿地)ᄒᆞ여/하일(夏日)이 채 긴 저긔” 등과 같이 서경을 시도한 경우에 그런 성과가 잘 나타난다.
문학사적으로 보면 이 작품은 정철·박인로 등의 가사가 쓰여진 바로 다음 시기에 지은 것이다. 또한, 인맥으로 보면 이현보(李賢輔)·이황(李滉) 등 영남 북부지방의 사림들의 가사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영남 북부지방 사림의 문인들이 주업으로 삼은 것은 한시문(漢詩文)이나, 국문을 매체로 한 가사작품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