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장천 2호분은 장천분지 동쪽의 낮은 구릉 위에 조성되었다. 이 고분에서 서쪽으로 250m 가량 떨어진 곳에 계절하인 건구하(乾溝河)가 흐르고 있으며, 동남쪽으로 170m 떨어진 곳에 장천 1호분이 위치하고 있다. 1972년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길림성박물관과 집안현 문물보관소에서 발굴조사하였다.
장천 2호분의 내부구조는 널길〔羨道〕과 곁방〔耳室〕, 이음길(甬道), 널방〔墓室〕으로 이루어져 있다. 봉분의 둘레는 143m, 높이 6m에 달하는 대형 돌방흙무덤으로 장천고분군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널길은 긴네모모양〔長方形〕으로 길이 2.7m, 너비 1.4m, 높이 2.1m이며, 방향은 서향(西向)이다. 널길 입구는 네모진 돌로 막았으며 바닥에는 석판을 깔았다. 곁방은 남쪽과 북쪽에 각각 1개씩 두었는데 평면은 긴네모모양이며 천장은 평천장으로 되어 있다. 이음길은 길이 2.39m, 너비 1.4m, 높이 1.6m이며, 양벽은 잘 다듬어진 돌로 4단을 쌓아 축조하였다. 이음길 끝에는 널방으로 들어가는 2개의 돌문을 만들었는데, 남문은 훼손되었고 북문은 너비 70㎝, 높이 1.5m이다. 널방은 네모모양으로 남벽과 북벽은 각각 3.6m, 동벽은 3.52m, 서벽은 3.48m이며, 높이는 3.32m이다. 천장구조는 4단의 평행고임으로 되어 있으며, 널방 내부에는 화강암으로 된 널받침〔棺臺〕2개가 남북으로 놓여 있다. 널방의 네 벽 상단에는 도금된 고리를 걸었던 구멍이 일정한 간격으로 뚫려 있는데, 남벽과 북벽은 5개씩, 동벽에는 8개, 서벽에는 4개의 구멍이 나 있다. 이 구멍은 통구 12호분과 만보정 1368호분(벽화고분)의 널방에서도 보이는 것으로 널방 내 휘장을 거는데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벽화는 곁방과 널방 입구, 널방의 네 벽과 천장에 주로 남아 있는데, 덧입힌 백회 위로 벽화를 그렸다. 남쪽 곁방에는 사각형 벽걸이 모양의 구획을 하고, 그 내부에 ‘왕(王)’자 도안과 권운문(卷雲文)이 연속되는 도안을 가득 그려넣었다. ‘왕’자 도안은 가로와 세로 열을 맞춰 질서 있게 배치하였는데, 가로 25줄, 세로 23줄에 이른다. 그리고 외부구획선과 내부구획선 사이에는 변형된 구름무늬로 장식하였다. 널방 입구 바깥쪽에는 방책(方幘)을 쓰고 노란 귀걸이를 한 문지기를 그렸고, 안쪽에는 노란 바탕에 검은색 꽃무늬가 장식된 치마를 걸친 하녀를 그렸다. 한편 널방 입구와 널방 사이의 양쪽 벽과 천장에는 다섯 잎 또는 여덟 잎의 연꽃을 그려 넣었으며, 널방 네 벽과 천장부에는 바깥 꽃잎은 검고 속잎은 붉은 연꽃으로 장식하였다. 널방 네 벽의 연꽃은 가로 세로로 엇갈려 줄을 이루게 배치하였으며, 천장 고임부의 연꽃은 고임 각층마다 수량을 달리하여 그렸다. 고임부 각층 아래쪽에는 꼬인 구름무늬를 그려 넣었다. 그리고 천장돌 아래쪽은 9개의 방격자를 만든 뒤 중앙격자에는 네 잎 달린 꽃을 그리고 이를 둘러싼 격자에는 능형 기하무늬를 그려 넣었다. 그러나 퇴색되어 어떤 꽃을 도안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무덤 내에서는 모두 60여 점의 유물이 출토되었다. 철기로는 망치와 칼, 화살촉, 못, 문고리, 띠고리 등이 있으며, 도금된 장식도 상당히 많이 출토되었다. 도금된 유물로는 복숭아모양 찰갑장식, 띠고리, 고리, 매화모양 관장식, 못 등이 있다. 토기로는 북쪽 곁방과 남쪽 곁방에서 각각 황유(黃釉) 부뚜막〔灶〕과 황유 네귀항아리〔四耳壺〕가 출토되었다. 그밖에도 비단조각, 목령패조각〔木靈牌片〕, 회색 암키와 등도 함께 출토되었다.
장천 2호분은 고분의 규모와 내부구조 및 벽화 내용 등을 통해서 볼 때 고구려의 왕족 또는 귀족의 무덤으로 여겨지며, 축조 시기는 대체로 5세기 중엽 경으로 편년된다. 벽화의 표현 기법 등에서 장천 1호분과 유사하며, 통구 12호분과도 어느 정도 통한다. 다만 이들 벽화가 현실 생활을 주요 소재로 삼은 것에 비해 장천 2호분의 벽화는 장식 도안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일정한 차이가 나타난다. 이 같은 장식은 일종의 종교적 기호로서 주로 불교와 관련이 깊으며 모두 무덤 주인공의 극락왕생을 바라는 표식이라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