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랑정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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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작품
유진오(兪鎭午)가 지은 단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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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유진오(兪鎭午)가 지은 단편소설.
내용

유진오(兪鎭午)가 지은 단편소설. 1938년 4월 19일 ≪동아일보≫에 발표되었다. 1인칭 서술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자전적 요소까지 지니고 있으며, 잃어버린 과거에 대한 기억과 도도한 시간의 변화 속에서 모든 것이 남김 없이 변모되어가고 만다는 변화의 원칙, 또는 추이를 시적인 문장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작품은 외형적인 형태에 있어서 7개의 단락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1단락은 허구적이고 서사적인 제시라기보다는 다분히 경험적이고 수필적이다. 향수에 대하여 말하고 있는 ‘나’란 발언 주체가 허구적 서술자라기보다는 작가의 자아원점(自我原點)과 일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향수를 이야기함으로써 현재의 시간으로부터 기억의 떠올림이라는 회상적인 시간시점에 의하여 지나간 과거를 떠올리는 계기를 마련한다. 제2·3단락은 기억의 상한점을 7, 8세 때로 거슬러 올라가서 그때 처음으로 찾아갔던 창랑정과 거기에 살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삶의 양상을 제시한다.

제4·5·6단락은 거기서 만났던 소녀 교전비 을순이와의 만남의 충격 내지 사춘기적 감정의 미묘한 교호를 떠올리고, 다시 기억의 시한을 훨씬 현재로 접근시켜 창랑정의 후일담을 암시하고 있다. 특히, 여기에서 을순이와 함께 창랑정 후원에서 캐냈던 칼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것은 역사의 한 영욕을 상징한다는 의미 외에도 발전과 변화보다는 과거의 영광에 집착하려는 서강 대감과 매우 긴밀한 상관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6단락에는 세 개의 죽음이 제시되어 있다.

정경부인의 죽음, 서강 대감 및 종근이 할머니의 죽음이 그것이다. 이것은 늙은 한 세대의 종언을 암시할 뿐만 아니라 이 집안에 닥쳐올 어떤 큰 변화의 암시를 뜻하기도 하는 것이다.

제7단락은 창랑정의 몰락 사실과 ‘나’의 첫 방문으로부터 20년이 지난 현재의 퇴락한 창랑정의 상태를 묘사 또는 서술하고 있다.

구세대의 영광에 집착하는 한 세대가 소멸하여 버리자 그 다음 세대인 종근은 한문책을 던져버리고 양복을 갈아입게 되며 난봉으로 인하여 완전히 몰락하고 만다. ‘나’는 영욕을 거듭하는 이 창랑정을 여러 번 꿈꾼다.

그러다가 마침내 그 옛날의 창랑정을 찾아 추억에 잠기게 되지만, 강 건너 비행장에서 들리는 프로펠러 소리를 들으며 꿈에서 현실로 돌아온다. 여기에서 프로펠러 소리는 과거의 꿈을 깨게 하는 현재의 신호이며 동시에 역사적·시대적 상황의 변화를 의미한다.

따라서, 이 작품은 개인적 영욕이나 향수와 같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지만, 역사의 영광과 소멸, 새로운 변화 등 시간적 변화의 질서를 감동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참고문헌

『한국단편소설연구』(이재선, 일조각, 1972)
『한국현대소설사』(이재선, 홍성사, 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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