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소작인에 불과한 주인공 영식은 금을 찾아다니는 수재의 감언이설을 그대로 믿고, 수재와 함께 콩이 한창 자라는 콩밭을 파기 시작한다. 이 콩밭이 있는 바로 산 너머 큰 골에 큰 광산이 있고, 또 궁핍한 농촌생활을 면하고자 하는 욕구와 생태가 꽉 차 있는 속에서, 일확천금의 꿈이 비록 허황된 것이라 할지라도 금이 나오는 요행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아내는 아내대로, 돈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가난을 면한다는 꿈에 이끌리지 않을 수 없어 남편을 부추긴다. 그래서 애써 가꾼 콩밭을 거덜 내면서 땅을 파기 시작하자 동리의 노인은 이를 비난한다. 그러나 부부는 이웃에서 양식을 꾸고 떡을 해서 산제를 드린다. 가을이 되어도 금맥은커녕 빌린 양식마저 갚을 수 없게 되자 아내는 불안해하고 초조해한다.
그럴 때마다 남편 영식은 아내를 구타하고 질책한다. 그러자 속인 것이 불안해진 수재는 파낸 흙 속에서 불그죽죽한 황토 한 줌을 움켜내어 영식 부부에게 이게 바로 한 포대에 오십 원씩 하는 금이라고 속이면서 거짓말을 하고는 그날 밤으로 꼭 달아나리라고 결심을 한다.
금이나 돈은 인간 욕망의 기호와 추구하고 소유하고자 하는 가치의 대상이며 부의 표상인 동시에, 파멸의 길로 통하는 마신의 미끼와도 같은 양가성(兩價性)을 지니고 있다. 이 작품은 이런 돈을 무모하게 획득하려는 주인공의 어리석은 탐욕과 허망한 망상을 그림으로써 탐욕의 무망함을 깨우치고, 아울러 그런 인간의 어리석음을 희극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를 날카로운 풍자로써 해부한 것이 아니라 연민을 동반한 해학으로 변용시키고 있다.
한편, 이런 해학적인 변용과 굴절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에는 1930년대 농촌의 삶의 현실이 적지 않게 반영되어 있다. 농촌생활의 궁핍 현상과 가난의 상태를 벗어나서 일확천금을 얻으려는 들뜨고 경박한 삶의 양식이 현실로 보편화되어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