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부’는 무속에서 광대신(廣大神)을 가리키는 말인데, 생전에 피리나 젓대를 잘 불던 명성 높은 광대가 죽어서 창부신으로 추앙되었다.
서울과 인천지역 굿에서는 열두거리 중 마지막인 뒷전거리 바로 앞인 열한 번째에 창부거리가 들어가고, 경기도 화성지역 굿에서는 열다섯 거리 중 열 번째 거리에 창부서낭거리가 들어간다. 창부굿의 진행절차와 내용은 다음과 같다. 창부굿을 할 때에는 무당이 ‘창부옷’으로 갈아입는다.
창부옷을 입으면 무당은 창부신으로 바뀌어 창부신 역(役)을 하면서 굿을 한다. 창부옷은 화장이 길고 소매가 넓은 색동 팔에 몸통은 초록색으로 앞과 양겨드랑이 밑까지 터지고, 길이는 무릎까지 닿아 활동하기에 편하도록 된 무복(巫服)이다.
무당은 이와 같은 창부옷을 입고 오른손에 부채를 든다. 창부굿 진행은 ‘창부청배(倡夫請拜)’로 창부신을 부르면 무당에게 창부신이 내려 무당의 입에서 창부신의 말인 ‘창부공수’가 내린다.
‘공수(神託)’ 다음에는 〈창부타령〉으로, 창부신이 노래를 부르면서 액운을 물리쳐준다는 내용의 무가를 부른다. 이 〈창부타령〉은 노정기(路程記)가 앞부분에 곁들여져, 남원(南原)의 광대가 서울로 올라오는 과정이 서술된다. 이렇게 남원에서 올라온 광대가 서울 성안에서 한동안 놀고 난 다음 일년 열두 달에 드는 ‘홍수[橫數]’를 막아낸다.
즉, 정월에 드는 홍수는 2월 개춘에 막아내고, 2월 한 달에 드는 홍수는 삼짇날로 막아내고……, 이렇게 하여 섣달까지 횡수(橫數:뜻밖의 운수)를 막아낸다. 창부굿의 주요기능이 바로 이 〈창부타령〉 속에서 일년 열두 달의 횡수를 막아주는 데 있다. 창부신이 일년 열두 달의 횡수를 막아주는 수호신이 된 것은 굿을 할 때 피리나 젓대를 부는 악공(樂工) 광대가 무당의 남편이나 직계가족으로 무속과 관련된 데에서 연유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