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 1책. 석인본. 1890년(고종 27) 후손 연하(璉夏)가 편집, 간행하였다. 서문과 발문은 없다. 시 232수, 서(書) 1편, 제문 2편, 묘지 1편, 묘표 1편, 부록으로 묘갈명, 묘지명, 증유(贈遺) 등이 수록되어 있다. 경상북도 봉화군의 안동권씨 종가에 있다.
시는 당시풍(唐詩風)의 전형적인 한시로 당시 사대부 계급의 한가한 풍류, 질박하면서도 여유있는 생활태도, 유가적인 교훈 등을 진솔하면서도 유려하게 표현하였다. 또 뛰어난 은유는 잘 정제된 엄격미와 조화를 이루어 고상한 품격을 형성하였다.
특히, 「산거즉사십절(山居卽事十絶)」과 「차운(次韻)」 20여 수는 이러한 그의 시풍이 가장 잘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 「증일본사신(贈日本使臣)」과 「화일본사운(和日本使韻)」에는 관직생활에서의 성실한 태도가 잘 나타나 있다.
「손사술기율십수이관사미수근의추후복지(孫士述寄律十首以官事未酬勤意追後復之)」 20수는 곤궁한 백성들의 어려움을 묘사하는 한편, 관료로서 자신의 정치관을 피력하며 왕도정치의 이상을 펴보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서(書)인 「상사암박상공서(上思庵朴相公書)」는 박순(朴淳)에게 아버지의 묘갈명을 지어달라고 부탁한 내용으로 저자의 지극한 효성이 간절하게 묘사되어 있다. 제문이나 묘지 등은 단아한 문체가 돋보이는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