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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침
구침
의약학
개념
사람이나 가축의 질병을 치료하는 데 쓰이는 바늘처럼 생긴 가늘고 긴 의료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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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사람이나 가축의 질병을 치료하는 데 쓰이는 바늘처럼 생긴 가늘고 긴 의료기구.
내용

침혈을 자극하는 수단에 따라 침의 형태와 규격이 다양하다. 침의 기원은 석기시대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생각된다. 가장 오래된 침구(鍼具)는 폄석(砭石)인데, 이것은 돌이나 옥을 갈아서 송곳이나 쐐기 모양으로 작게 만들었다. 이러한 폄석은 피부를 자극하거나 얕게 찔러 피를 내거나 고름을 짜내는 데 쓰였다.

고대 원시사회에서는 야산이나 어둡고 습기가 많은 곳에 주거하여 여러 가지 풍습통(風濕痛)이나 창상(創傷:칼에 다친 상처, 찢긴 상처)으로 고생하였을 것을 상상하면 쉽게 알 수 있다. 청동기시대로 접어들면서 침은 가늘어져 미침(微鍼)이 생기게 되었다.

≪황제내경 黃帝內經≫ 이법방의론(異法方宜論)에 의하면, “남방은 날씨가 따뜻하여 만물이 잘 자라며 많은 저습지가 있어 안개와 이슬이 많은 곳이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신 과일과 발효시킨 음식을 좋아하여 피부가 곱고 붉으며, 저려오는 병[痺病]이 많아서 그 치료는 마땅히 미침으로 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9침(九鍼)은 남방에서 전하여 온 것이다.”라고 하여 미침의 유래를 설명하였다.

9침은 인체의 기능장애인 비병(痺病:몸에 마비가 오는 병)을 치료하는 외에 일체의 기능적 병변(病變)을 치료하는 데에 이용된다. 병변은 일정한 부위에서 발생되는 것이 아니라 인체의 피부·근육·혈맥·관절·구규(九竅:인체에 있는 아홉 개의 구멍) 등 다양하게 발생하며, 병사(病邪:질병의 요인)의 깊고 얕음의 차이에 따라 침의 형태도 아홉 가지로 나누어졌고 종류에 따라 질병의 특성에 상응하여 각자의 기능7을 가지게 되었다.

전통적으로 이용되어 온 9침은 참침(鑱鍼)·원침(圓鍼)·시침(鍉鍼)·봉침(鋒鍼)·피침(鈹鍼)·호침(毫鍼)·장침(長鍼)·대침(大鍼)·원리침(圓利鍼) 등이다. 9침은 주로 침요법에 사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외과와 안마에도 사용되었다.

9침이 만들어진 다른 원인에는 고대 동양인들이 ‘9’라는 숫자를 가장 크고 완벽한 숫자로 보았기 때문이다.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는 천지간의 만물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 3에 3을 곱하여 만들어진 것으로 완벽을 의미한다. 9침에 대하여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참침은 피부의 사기(邪氣)를 빼내는 데 쓰인다. 9침은 각각 천지만물을 구성하고 있는 아홉 가지 요소 중 하나에 배속되는데 참침은 그 중에서 하늘[天]을 상징하고, 하늘은 사람의 오장(五臟)에서 폐(肺)와 상응하고 인체의 피모(皮毛)는 폐와 동류(同類)이기 때문에 이 침은 피부를 얕게 찔러서 사혈(瀉血)하는 데 쓰이며, 머리와 몸에 고열이 있을 때 사용한다.

길이는 1촌6푼으로 형상은 두건[巾]을 닮아 침의 상부는 크고 넓으며, 끝은 예리하여 깊이 찌르기에는 부적당하다. 또는 모양이 화살촉과 같아 전두침(箭頭鍼)이라고도 한다. 이 침은 주로 피부의 사기를 빼내어 정기(正氣)를 안정시키는 데 유용하지만, 너무 깊이 찌르면 인체의 양기(陽氣)를 상한다.

② 원침은 기육(肌肉:살)에 발생한 기체(氣滯)를 치료하는 데 쓰인다. 원침은 땅[地]을 상징하고 땅은 인체의 기육에 상응하여 체표(體表)를 문지르거나 기육에 생긴 기체를 치료하는 데 쓰인다. 길이는 1촌6푼으로 형상은 달걀형처럼 둥글면서 가늘다. 원침은 주로 사기가 기육에 있을 때 사용하며, 침끝이 둥글기 때문에 기육의 정기를 해치지는 않는다.

③ 시침은 혈맥의 사기(邪氣)를 제거하는 데 쓰인다. 시침은 사람[人]을 상징하고, 사람은 혈맥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이 침은 혈맥에 있는 질병을 치료하는 데 쓰인다. 길이는 3촌 5푼으로 형상은 기장[黍]을 닮아 몸체[鍼體]가 길고, 침끝이 약간 둥글고 무디어 혈맥의 사기만을 제거하고 인체의 정기를 상하지 않도록 만든 침이다.

이 침은 보법(補法)에 사용되지만 너무 깊이 찔러 혈맥 내부까지 들어가면 사기는 제거된다 하여도 기육이 상하고 정기를 해치게 된다.

④ 봉침은 사혈하는 데 쓰는 것으로 일명 삼릉침(三稜鍼)이라고도 한다. 봉침은 사계절을 상징하고 사계절에 팔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인하여 발생된 혹[瘤]이나 악창(惡瘡:고치기 힘든 부스럼)에 사용한다. 길이는 1촌6푼으로 3면에 날이 서 있어서 삼릉침이라고도 하며, 사혈하기에 가장 적당하고 열병과 외과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

⑤ 피침은 옹종(癰腫:종기) 고름을 제거하는 데 쓰인다. 피침은 오음(五音)을 상징하고 음(陰)·양(陽), 한(寒)·열(熱)처럼 서로 상반되는 두 가지 기운이 서로 뒤섞여 발생한 옹종에 사용한다. 길이는 4촌, 너비는 2푼 반으로 형상은 칼[劍]을 닮아 검침(劍鍼)이라고도 하며, 옹종 등을 째어 고름을 짜내는 데 유용하다.

⑥ 호침은 비병과 통증 치료에 쓰인다. 호침은 별[七星]을 상징하고 얼굴에 있는 일곱 구멍[七竅]에 해당하며, 통증과 비병에 유용하다. 길이는 1촌6푼이나 현재 사용하는 호침은 5푼(약 1.5㎝)에서 4∼5촌(13∼17㎝)까지 여러 종류가 있으며, 지름에 따라 주로 34호(0.22㎜)·32호(0.25㎜)·30호(0.32㎜)·28호(0.38㎜)·26호(0.45㎜) 등이 있다.

형상은 모기나 등에의 입처럼 가늘어 큰 자극 없이 찔러서 오랫동안 놓아 둘 수 있어 천천히 사기를 없애면서 정기를 회복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호침은 주로 정기가 약한 사람의 비병을 치료한다. 호침은 9침 가운데 가장 주된 침으로 그 활용범위 또한 넓어서 현재 사용하는 침치료(鍼治療)를 대표한다.

≪상한론 傷寒論≫에 기록되어 있는 ‘온침(溫鍼)’이라는 것도 사실은 호침의 꼬리 부분에 쑥을 얹어 태우는 방법으로 침과 뜸을 결합한 것이며, 장침과 대침도 호침에서 비롯된 것으로 길이가 좀더 길 뿐이다.

⑦ 장침은 한의학에서 사용하는 구침의 일종으로 큰 관절[大關節] 속에 있는 비병을 치료하는 데 쓰인다. 장침은 바람[風]을 상징하고, 사람의 사지에 있는 여덟 개의 큰 관절에 팔방에서 불어오는 좋지 못한 바람에 의하여 발생한 비병을 치료하는 데 쓰인다. 길이는 7촌으로 인체의 깊숙한 곳에 있는 비증(痺症:마비증세)에 적절하다.

⑧ 대침은 모든 관절질환을 치료하는 데 쓰인다. 대침은 9분야[九野]를 상징하고 몸 전체에 있는 병사(病邪)가 관절 부위에 머물러 있는 병을 치료한다. 길이는 4촌으로 관절 속에 있는 물[水]을 빼내는 데 쓰인다.

대침은 호침보다 긴 것으로, 침을 불에 달구어 놓는 화침(火鍼)·번침(燔鍼)에도 쓰인다. ≪황제내경≫에 나오는 ‘수자(焠刺)’라는 것도 바로 이 화침을 말한다. 화침은 일부 외과질환과 풍습성관절염(風濕性關節炎)의 치료에 쓰인다.

⑨ 원리침은 비병과 옹저(癰疽:종기) 치료에 쓰인다. 원리침은 인체가 허약한 틈을 타서 경맥(經脈)에 들어온 사기에 의하여 생긴 비병에 사용한다. 길이는 1촌6푼으로 가늘고 강하게 만든 침이다. 주로 옹저와 비병, 그리고 역절풍(歷節風:뼈마디가 부어서 굽히고 펴지를 못하는 병) 등을 치료한다.

철기시대에 이르러 완성된 9침은 문명의 발달에 힘입어 금침(金鍼)·은침(銀鍼)·마함철침(馬銜鐵鍼)·합금침(合金鍼) 등으로 다양해졌다. 현재 사용하는 대부분의 침구는 단단하고 녹슬지 않는 스테인리스이다.

옛날에 사용한 단순한 쐐기 모양의 폄석에서부터 현재 쓰이고 있는 여러 가지 침구에 이르기까지 형태에 있어서나 사용방법에 있어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 밖에 현재 사용하는 침을 보면 다음과 같다.

① 피내침(皮內鍼)은 피하(皮下)에 매몰시켜 놓을 수 있는 작은 침이다. ② 전침(電鍼)은 침자극과 전기자극을 결합하여 발전된 침이다. ③ 수침(水鍼)은 침과 약물작용을 결합시킨 침이다. ④ 피부침(皮膚鍼)은 일명 소아침(小兒鍼)이라 하여 작은 침 5∼8개를 동시에 찌를 수 있도록 만들어진 침이다.

또한, 침 놓는 부위에 따라 이침(耳鍼)·면침(面鍼)·비침(鼻鍼)·두침(頭鍼)·수침(手鍼)·족침(足鍼) 등이 개발되어 그 쓰임이 다양해지고 있다. 한편, 일반적인 침의 구조는 대개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침끝[鍼尖 또는 鍼芒]은 침 앞부분의 뾰족한 부분을 말하며, 침몸[鍼體, 또는 鍼身]은 침끝과 침자루 사이를 말하며 침의 대소장단을 나타내는 곳이다. 침뿌리[鍼根]는 침몸과 침자루를 연결하는 부분을 말하며, 침자루[鍼柄]는 침몸의 뒷부분으로 대개 나선상으로 침을 놓을 때 미끄러지지 않게 되어 있으며, 침꼬리[鍼尾]는 침자루의 끝으로 온침(溫鍼)을 놓을 때 쑥을 붙이는 부분이나, 대부분의 침에서는 이 부위가 없다.

침은 침끝·침몸·침뿌리·침자루·침꼬리의 다섯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9침은 모두 다섯 부분으로 이루어지지는 않지만 대개 이와 비슷한 모양을 갖추고 있다.

참고문헌

『황제내경소문해석』(홍원식, 고문사, 1973)
『황제내경영추해석』(홍원식, 고문사, 1973)
『精解鍼灸學』(崔容泰·李秀鎬, 杏林書院, 1974)
『최신침구학』(김현제, 성보사, 1979)
『침구대성』(양계주, 대성문화사,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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