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명문을 갖춘 고려시대 동종이다. 일제강점기에 전라남도 해남 읍내 헌병수비대에 있었으며, 현재는 대흥사 성보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전체 외형은 통일신라 범종을 계승하였으며, 주조기술이 뛰어나고 세부 장식도 우수하다. 한 마리의 용으로 종의 고리를 만들었는데, 용은 앞으로 뻗은 한쪽 발로 여의주를 잡고 입을 크게 벌리고 있다. 마치 포효하듯 역동적으로 묘사되었다. 음통은 3단으로 구분하여 당초문을 장식하였다. 몸체에 비해 종뉴와 음통은 비교적 크게 표현되었다.
천판에는 입상화문대가 둘러졌고 상대와 하대에는 당초문이 시문되었다. 상대 아래에는 연곽이 있고 몸체 중심에는 4구의 보살상이 부조되었다. 보살상은 화염광배를 갖추고 연화좌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이다. 하단에는 4개의 당좌가 있고 그 사이에 명문이 새겨져 있다.
종의 몸체에는 두 종류의 명문이 남아 있는데, ‘癸巳十月日塔山寺(계사십월일탑산사)’로 시작하는 것과 ‘萬曆二十一年癸巳(만력이십일년계사)’라는 1593년의 기록이다. 각각 고려와 조선시대의 내용을 다루고 있어, 그 유래에 대한 정확한 해석에 어려움이 있다. 앞의 명문과 종의 양식적 특징을 참고하여, 계사년은 1233년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는 1222년에 제작된 부안 내소사 범종이 양식적으로 유사한 특징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명문에 등장하는 탑산사에 대해서도 아직 명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
통일신라의 동종 양식을 계승하면서, 세부 장식은 고려시대의 새로운 특징을 반영하였다. 전체적으로 주조 상태가 양호하고 조각 솜씨도 높은 수준이다. 고려시대 불교 공예품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