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6년(숙종 12) 제작. 높이 159.5cm. 종의 상부에는 험상궂게 표현된 한 마리의 용이 앞을 바라보고 있으며, 그 뒤로 음통(音筒)을 돌아가며 용의 몸체가 감싸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종신(鐘身)의 상대(上帶)에는 2단으로 나눈 원권범자문(圓圈梵字文)을 둘렀고, 바로 아래의 네 방향에는 유곽대(乳廓帶)를 두어 잎이 넓은 당초문으로 장식하였다. 유곽의 내부에 표현된 9개씩의 종유(鐘乳)는 납작한 별형의 연판으로 도식화하였다.
이 유곽과 유곽 사이마다 구름 위에 연꽃가지를 들고 서 있는 보살상을 1구씩 배치하였으나 유곽과 종신에 비해 크기가 매우 왜소하다. 종신 중단 아래로는 3단으로 이루어진 긴 내용의 명문이 돋을새김되었는데, 200여 명의 시주자(施主者) 명단을 기록하였다.
이 명문판 바로 아래를 돌아가며 팔괘문(八卦文)이 장식되었으며, 종구(鐘口) 위에 넓게 표현된 하대(下帶)에는 연·당초문(蓮唐草文)을 화려하게 부조하였다. 이 종의 제작자인 사인 비구(思忍比丘)는 경기도와 경상도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17세기의 대표적인 승려 장인(匠人)이었다.
그의 작품경향은 이 종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팔괘문을 제외하고는 중국종보다는 한국 전통형 종을 충실히 계승하였으며, 별모양의 종유와 구름 위에 몸을 돌린 채 연꽃가지를 든 보살입상을 특징으로 한다. 이 종은 사인 비구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였던 시기의 수작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