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종 746판. 1979년 경상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대부분 17세기 후반에 판각된 것으로, 당시 널리 유통된 대승경전(大乘經典)을 비롯해 강원(講院) 교육과목인 사집과(四集科)와 사교과(四敎科)의 교과목이 포함되어 있다. 이 중에서 『고봉화상선요(高峰和尙禪要)』 · 『법집별행록절요병입사기(法集別行錄節要幷私入記)』 · 『대불정수능엄경(大佛頂修楞嚴經)』 · 『선원제전집도서(禪源諸詮集都序)』 · 『대혜보각선사서(大慧普覺禪師書)』는 사집과의 과목이고, 『대승기신론소(大乘起信論疎)』 · 『금강경(金剛經)』은 사교과에 포함된다.
그밖에 『승가일용식시묵언작법(僧家日用食時默言作法)』 · 『천수심경(千手心經)』과 다라니류는 신앙의식에 관한 문헌이다. 『현수제승법수(賢首諸乘法數)』는 참고용 사전류로 분류될 수 있다. 그런데 여기 수장된 책판은 17세기 중엽에 울산 운흥사(雲興寺)에서 간행한 불경이 대부분이다. 언제 어느때 통도사로 이관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통도사는 자장율사(慈藏律師)의 정신을 계승하고 부처님 진신사리를 금강계단에 모신 곳이다. 그리하여 일반적으로 율종(律宗) 계통의 사찰로 알려져 있는 곳인데, 계율에 관한 경판(經板)이 거의 없고 일반 교종(敎宗) 사찰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이들 경판을 통해서 보면 대부분 강원 교육용 교재이기 때문에, 당시 통도사는 강원 교육에 심혈을 기울였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