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는 한 명의 창자(唱者)가 고수(鼓手)의 북장단에 맞추어 서사적인 이야기를 소리와 아니리로 엮어 발림을 곁들이며 구연하는 전통 공연 예술이다. 본래 서민들 사이에서 향유되던 장르로서 풍자와 해학을 바탕으로 하며, 19세기에 전문 소리꾼들의 등장으로 음악 및 사설적 측면에서 급격히 발전하여 향유층이 점차 양반층으로 확대되면서 세련된 형태를 띠며 완성되었다.
현재 전승되는 판소리 전통 5바탕에는 「춘향가(春香歌)」, 「심청가(沈淸歌)」, 「흥보가(興甫歌)」, 「수궁가(水宮歌)」, 「적벽가(赤壁歌)」가 있다.
「춘향가」는 남원 퇴기(退妓) 월매의 딸 성춘향과 남원 부사의 아들 이몽룡의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 노래이다. 단옷날 만나 사랑에 빠진 춘향과 몽룡이 백년가약을 맺었으나, 몽룡 부친의 근무지 이동으로 인하여 두 남녀가 이별하게 되고, 남원고을에 새로 부임한 사또의 수청을 거절한 춘향은 옥고를 치른다. 한양에 올라간 몽룡은 과거에 급제하고 어사가 되어 남원으로 돌아와 부패한 사또를 몰아내고 죽음 직전의 춘향을 구해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된다는 이야기로, 춘향의 정절을 주제로 한다. 「춘향가」 중 유명한 눈대목으로는 ‘적성가’, ‘천자뒤풀이’, ‘사랑가’, ‘이별가’, ‘신연맞이’, ‘십장가’, ‘옥중가’, ‘어사와 장모’, ‘어사출도’ 등이 있다.
「심청가」는 효녀 심청이 눈 먼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려고 공양미 300석에 인당수(印塘水) 제물로 몸이 팔렸으나, 용왕의 도움으로 환생하여 황후가 되고 다시 아버지와 재회하여 결국 부친의 눈을 뜨게 하는 내용으로, 효를 주제로 한다. 「심청가」 중 유명한 눈대목으로는 ‘중타령’, ‘범피중류’, ‘심청 인당수 빠지는 대목’, ‘추월만정’ 등이 있다
「흥보가」는 흥보와 놀보 두 형제의 이야기로, 가난하지만 착한 아우 흥보는 부러진 제비 다리를 고쳐 주고 제비가 물고 온 박씨를 심어 박에서 나온 보물로 부자가 되고, 악한 성품의 형 놀보는 제비의 다리를 부러뜨리고 제비에게서 받은 박씨를 심어 벌을 받는다는 이야기로, 권선징악 및 형제간의 우애를 주제로 한다. 「흥보가」 중 유명한 눈대목으로는 ‘놀보심술’, ‘가난타령’, ‘제비노정기’, ‘흥보박타령’, ‘화초장’, ‘놀보 제비 후리러 나가는데’ 등이 있다.
「수궁가」는 용왕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하여 토끼의 간을 찾으러 세상에 나간 별주부가 토끼를 꾀어 용궁으로 돌아오고, 죽을 위기를 맞이한 토끼가 지혜로써 그 위기를 극복하는 내용으로, 토끼의 ‘지혜’와 자라의 ‘충성’이라는 두 가지 주제를 담고 있다. 「수궁가」 중 유명한 눈대목으로는 ‘약성가’, ‘토끼화상’, ‘고고천변’, ‘범 내려온다’, ‘가자 어서가’ 등이 있다.
「적벽가」는 중국의 위, 촉, 오 삼국 시대에 조조(曹操)와 유비(劉備), 손권(孫權)이 싸우는 중국 소설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 내용 가운데 적벽대전 부분을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로, 장수들의 용맹함을 주제로 한다. 「적벽가」 중 유명한 눈대목으로는 ‘삼고초려’, ‘군사설움타령’, ‘자룡 활 쏘는데’, ‘적벽강 싸움’, ‘새타령’ 등이 있다.
판소리는 1964년 12월 처음으로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지정 당시에는 「수궁가」에 정광수(丁珖秀) · 박초월(朴初月), 「춘향가」에 김소희(金素姬) · 김여란(金如蘭) · 김연수(金演洙), 「흥보가」에 박녹주(朴綠珠)가 예능보유자로 인정되었다.
1970년에는 「심청가」에 정권진(鄭權鎭)이, 1973년에는 「적벽가」에 박동진(朴東鎭) · 박봉술(朴奉述)이, 1986년에는 한승호(韓勝浩)가 역시 「적벽가」 예능보유자로 인정되었다. 1988년에는 강도근(姜道根)이 「흥보가」의 보유자로 인정되었고, 1991년에는 오정숙(吳貞淑)이 「춘향가」, 성창순(成昌順)과 조상현(趙相賢)이 「심청가」의 예능보유자로 인정되었다.
현재는 국가무형유산으로는 「적벽가」에 송순섭(宋順燮) · 김일구(金一球) · 윤진철, 「춘향가」에 신영희(申英姬) · 안숙선(安淑善), 「흥보가」에 이난초 · 정순임, 「심청가」에 정회석(鄭會錫) · 김영자, 「수궁가」에 김수연이 예능보유자로 인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