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 2책. 필사본. 저자는 성종의 형으로, 그가 죽자 성종이 신하를 시켜서 유고를 수집하였다.
그 유고가 임진왜란 때 산일되자 7대손 경(絅)이 다시 수집한 것이다. 1편은 최여화(崔洳和)의 집에서 구하고, 다른 1편은 호남 지방에서 구해서 2책을 만들었다.
유희령(柳希齡)이 편집한 ≪대동시림 大東詩林≫ 외 ≪소문쇄록 謏聞鎖錄≫·≪속동문선≫·≪국조시산 國朝詩刪≫·≪여지승람≫ 등에서 70여 수를 보충하여 간행하려다 이루지 못하였다. 그 뒤 이하상(李夏相)이 간행을 시도했으나 완성하지 못하였다.
권두에 임원준(任元濬)·어세겸(魚世謙)·임사홍(任士洪)·신종호(申從濩)의 서문이, 권말에 유숭(兪崇)의 발문이 있다. 시 총 488수, 6월수(六月壽), 7월수(七月壽), 성종이 찬한 어제기존형화상찬(御製記尊兄畫像贊), 임사홍이 찬한 신도비명 등이 수록되어 있다.
이 중 시는 배율(排律)과 율시(律詩) 및 절구(絶句)로, 봉갱어제(奉賡御製)가 대부분이다. 그 밖에는 차운시·기행시·영물시(詠物詩) 등이다.
봉갱어제 <추회 秋懷>는 가을을 읊으면서 임금에게 시인발정(施仁發政)을 흥기시키려는 저의가 담겨 있는 풍간체(諷諫體)이다. 고시를 방불하게 하며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도 모르게 형제간의 우의에 감탄을 느끼게 한다.
<문소전치재유회 文昭殿致齋有懷>는 자식으로서 어버이에 대한 마음가짐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일깨워 주는 내용이다. <행막야우 行幕夜雨>는 인간의 고락을 은은히 묘사한 것이다.
<영금중매화십수 詠禁中梅花十首>는 문장이 기절(奇絶)하고 공교로울 뿐 아니라 누군가를 은연중에 경계해야 할 것을 읊고 있어, 시의 효과는 문장 이상으로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대체적으로 문장을 수식하지는 않았으나 화려하고 청아하며 군색한 곳이 없다. 또한, 왕자의 사치한 생활은 볼 수 없이 속세를 초월했으며, 사리에 밝고 정밀하게 사물을 묘사함을 알 수 있다.
<고양노상봉갱어제근체 高陽路上奉賡御製近體>에서는 작자가 당시 35세의 청춘 시절이며 검은 머리일 텐데, ‘경심백발비잔경(驚心白髮悲殘景)’이라고 하여 이것이 단명(短命)의 시구인 듯하다.
<6월수>와 <7월수>는 왕비와 왕의 만수무강을 기원한 것이다. ≪시전 詩傳≫의 문구를 한 구절씩 따다가 엮은 것으로, ≪시전≫에 조예가 깊었음을 알 수 있는 명문이다. <탄일관의헌수시 誕日觀儀獻壽詩>와 함께 ≪대동시림≫에 있는 것을 옮겨 놓은 것이다.
작자는 짧은 생애에도 불구하고 당대에 시로 명성이 높아 중국의 사신들을 놀라게 했다는 기록이 있다. 시문학 연구에 필수적인 자료이다. 규장각도서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