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은 원래 뜻밖에 일어난 변고나 사고와 그에 따른 어떤 좋지 않은 결과 또는 그 원인으로 되는 것을 막연히 지칭하는 민간신앙적인 개념이다. 이것이 점차 무(巫)에 수용되어서 특히 해산(解産)과 관련되어 죽은 여자귀신이 아래쪽 탈이란 뜻의 하탈로 확정된 것이다.
이 하위신령 개념은 다시 잡귀잡신 가운데 억울하고도 비참하게 죽은 귀신인 영산과 연결되어 영산의 하위개념으로서의 하탈영산이란 종류를 형성하였다.
하탈은 전국의 어느 굿에서나 부정거리와 뒷전에 언급되거나 모셔진다. 부정거리에서는 “낳구 가구 배고 가든 하탈영산”이라 하여 영산의 한 종류로서 쳐들어졌다가 다른 잡귀잡신 종류들과 함께 굿판 밖으로 물려진다. 그리고 굿 마지막 판인 뒷전에 다시 모셔져서 놀려지는데, 무당은 아랫배에 바가지 같은 것을 집어넣어 임신부로 꾸미고 임신부·해산 등의 흉내를 익살스런 재담과 함께 연희적으로 해가며 좌중을 웃긴다.
서양의학의 발달로 임신이나 해산에 사망하는 경우가 드물게 되고 굿의 뒷전이 점차 간략히 놀아지면서 하탈 개념이 거의 실전되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