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고초(詩藁鈔) 6권 6책, 문고초(文藁鈔) 6권 3책, 합 12권 9책. 필사본. 서문과 발문이 없어 자세한 경위는 알 수 없다.
시고초는 권1에 244수, 권2에 273수, 권3에 218수, 권4에 175수, 권5에 388수, 권6에 197수가 실려 있다. 문고초는 권1·2에 서(書) 81편, 권3에 서(序) 16편, 권4에 기(記) 7편, 권5에 제발(題跋)·잡저 15편, 제문·애사 16편, 권6에 기우문 22편이 수록되어 있다.
시에는 시사나 사회문제 등에 대한 관심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전형적인 사대부 취향의 서정시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시는 생애의 궤적을 따라 장소와 시기별로 묶고 있어 상황에 따른 내면의식의 변모를 읽을 수 있다. 특히, 영물시에 저자의 독특하고 세련된 문학적 감성이 잘 압축되어 있다.
전국 각처 승지(勝地)의 풍물·고적 등을 노래한 시문들이 수적으로는 가장 많다. 그러나 대부분 주관적 정회의 표출에 주안을 두었고, 역사적 배경이나 시대의식은 찾아보기 힘들다. 고도로 정제된 형식미와 시상과 비유의 참신성이 평이하고도 유려한 표현으로 전개되어 있다. 장편과 연작시도 다수 있다.
문 가운데 서(書) 등은 벗들과 주고받은 안부의 내용이 많고, 그 밖에 고문(古文) 등 문학에 대한 견해를 밝힌 것도 있다. 이밖에 저자가 만년에 지수(智水)에 귀양가 있을 때 지은 ≪지수염필 智水拈筆≫이 현재 따로 전해지는데, 이 책에는 정조 조에서 헌종 조에 이르는 시기의 문단동향과 일화들이 풍부하게 기록되어 있기도 하다.
홍석주(洪奭周)와 재종형제간이기도 한 저자의 일련의 저술은 조선 후기 비평사의 동향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자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규장각도서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