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권. 국문 필사본. 표지의 이름은 ‘해유가(海遊歌)’이나, 본문 서두의 제목은 ‘서유가(西遊歌)’로 되어 있다.
저자의 본관은 김녕(金寧), 호는 하산(河山) 또는 수계(隨溪)이며, 대한제국 주하와이영사관 협회부 서기(書記)를 지냈다. 이 작품은 저자가 1903년 12월부터 1908년 8월까지 국내와 일본·하와이·미주를 여행하고 얻은 견문을 가사형식으로 지은 것이다. 전체 분량은 2율각(律刻) 1구로 헤아려 모두 944구이며, 형식은 4·4조 주조에 3·4조 부주조로 되어 있다.
내용은 지은이가 나라의 운명이 어지러운 가운데 실의에 빠진 영남의 젊은이로서 관천하(觀天下)를 목적으로, 1903년 서울에 올라가 구경하고 돌아오며 진주(晉州)에 들렀다가 친구의 미국행 권유를 제의받고, 일본을 거쳐 아메리카합중국의 하와이에 1904년 2월에 도착한다. 지은이는 그곳에서 영사관 협회부 서기로 근무하다가 을사보호조약으로 인하여 영사관이 폐쇄되매 할 수 없이 1908년 8월에 귀국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처음에 “草堂(초당)에 혼ᄌᆞ누워/自家事(자가사) 生覺(생각)ᄒᆞ니,/心神(심신)니 默亂(묵란)ᄒᆞ고/意思(의사)가 不平(불평)ᄒᆞ다.”로 시작하여 국내 여행의 소감, 부산에서 일본까지의 노정과 문견, 일본에서 하와이까지의 노정과 소회, 하와이에서의 4년 생활과 풍물들,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생활과 견문, 미국에서 일본을 경유하여 부산 귀착까지의 노정과 소감, 귀국 후 비분 강개심을 노래하고, “老勿峰(노물봉) 蒼松翠栢(창송취백)/옛 面目(면목)을 相對(상대)ᄒᆞᆫ 덧”으로 끝맺고 있다.
현전하는 가사 작품 중 하와이와 미주를 여행하고 지은 최초의 작품이며, 유일한 작품이라는 점에 가치가 있다. 한편, 언문일치(言文一致) 문장운동이 일어나기 시작하는 조선말 개혁기의 문장으로 볼 때, 지나치게 자수율 맞추기에 신경을 쓴 듯 많은 한문어가 사용됨으로써 작품의 참맛을 감소시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작자의 후손가에 소장되어 오던 것을 박노준(朴魯埻)이 『한국학보(韓國學報)』에 최초로 그 전문을 소개하여 학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