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산강 하곡에서 동천강 하곡에 이르는 저지대의 동쪽에는 토함산(吐含山, 745m)을 최고봉으로 하는 해안산맥이 남북으로 형성되어 있다. 이 산맥의 서쪽 산록에는 불국사가 위치하며, 불국사에서 울산에 이르는 구간에는 선상지(扇狀地)가 연속적으로 분포한다. 저지대의 서쪽은 태백산맥의 중앙산열(中央山列)에 해당된다.
1920년 일본인 학자 고이와이[小岩井兼輝]에 의하여 형산강지구대로 불린 뒤, 이 명칭이 널리 사용되고 있으나 지구대로 단정할 수 있는 충분한 지질조사는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형산강지구대는 울산만에서 영일만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영일만의 함몰과 이 지구대의 구조는 별개의 것이다.
형산강지구대와 관련된 구조선(構造線)은 울산만∼동천강∼경주분지∼안강분지∼신광분지∼청하∼영해까지 이르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며, 포항 주변의 제3기층은 이 구조선의 동쪽에만 분포한다.
부산 동삼동패총에서 출토된 흑요석 석도(石刀)와 무문토기 등의 유물들이 함경도 나남·무산에서 발견된 유물들과 유사한 점으로 보아 무문토기인들은 동해안을 따라 남하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지구대를 따라서 마제석기와 무문토기 및 청동기의 유물들이 여러 곳에서 출토되고 있다.
신라가 일찍부터 강원도 강릉 일대와 함경도까지 진출한 것도 경주에서 동해안으로 나오는 형산강지구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경주분지는 이 지구대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으며, 소규모 구조선들이 교차하여 사방으로 뚫린 교통의 요지를 이루고 있다. 현재도 지구대는 포항∼경주∼울산 간의 주요 교통로로 동해남부선과 7번 국도가 지나는데, 오래 전부터 영남 내륙과 동해안을 연결하는 통로의 구실을 하였다.
형산강지구대는 동북·동남으로 동해까지 연장되어, 동해안에서는 보기 드문 깊은 만입지(灣入地)인 영일만과 울산만을 형성하고 있다. 조차가 작은 동해안에 깊은 만입지가 있다는 것은 최적의 항만 조건을 갖추고 있음을 의미하는데, 울산은 조선 세종 때 왜구에게 개항한 삼포 중 하나였을 정도로 일찍부터 이용되어 왔다. 최근 현대적인 중화학공업단지의 입지 장소로 영일만(포항)과 울산만(울산)이 선정된 것도 이러한 지형적 이점에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