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

가족
개념
근대 호적(戶籍)상의 호의 대표자로서 국가가 부여한 법적 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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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호주는 근대 호적상의 호의 대표자로서 국가가 부여한 법적 지위이다. ‘호’란 사실적인 생활 공동체로서의 가족이 아니라, 동일 호적에 기록된 가족 단위의 호칭이다. 호주는 가족의 거소지정권, 가족의 교육, 혼인, 입양, 분가 등 다양한 권리와 재산상속의 특권을 가지고 있었다. 1989년 가족법 개정에서 호주의 재산상속의 특권은 사라졌다. 2005년 호주 제도가 양성평등과 인간의 존엄에 반한다는 취지에서 호주와 호적 제도가 법에서 사라졌다. 2008년 호주 제도를 대신하여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이 발효되어 개인별 신분등록제가 실현되었다.

정의
근대 호적(戶籍)상의 호의 대표자로서 국가가 부여한 법적 지위.
개설

호주제도나 호적제도상의 ‘호’란 사실적인 생활 공동체로서의 가족이 아니라, 동일호적에 기록된 가족단위의 호칭이다. 현대 한국 국가는 국민을 편제하고 법적 동일성을 확보하기 위한 공부(公簿)로서 호적제도를 활용해왔다.

연원 및 변천

호주의 권리와 의무, 그 의미는 역사적 맥락에 따라 다르다. 조선시대의 호적대장에도 주호(主戶), 호주, 호수(戶首) 등의 용어가 나타나고, 호를 통해 조세(租稅)를 부과하고 역역(力役)을 부과하였다. 대한제국시기에는 호구조사규칙에 의해 호구조사를 실시한 바 있고, 가족을 대표한다는 일반적인 가장(家長)의 의미로도 사용되었다.

근대 호적제도는 1909년 3월 일제 통감부가 공포한 민적법(民籍法)에 의해 호주와 그 가족으로 편제된 민적부가 작성됨으로써 시작되었다. 1915년 4월 민적법의 개정으로 기존의 실제 생활상태를 반영하는 호구조사식이 폐지되고, 민적부에 ‘본적(本籍)’, ‘추상적 가’ 개념 등이 도입되어 일본과 매우 유사한 제도가 되었다. 1923년 12월부터 민적법이 폐지되고 조선호적령이 발효되었다. 탈식민 대한민국에서 호주제도는 민법 제4편 제2장 ‘호주와 가족’ 및 호적법에 의해 계승되었다.

내용

대한민국 민법에 호주승계의 순위는 가족 내 장자, 차자, 딸, 처 등으로 되어 있었고(구민법 제984조) 장남의 분가를 원칙적으로 금지하였기에 호주제도는 부계계승주의를 구현하였고, 남성에 비해 여성을, 장자에 비해 차자 등을 차별적으로 취급했다. 원래 호주는 호의 대표자일 뿐 아니라, 가족의 거소지정권, 가족의 교육, 감호, 징계권, 가족의 혼인, 입양, 분가(分家)의 동의권 등 다양한 권리를 가지고 있었고. 식민지시기 호주는 이에 더해 재산상속에 있어서 특권을 가졌었다. 대한민국 민법에서도 호주상속인이 재산상속을 할 경우 고유 상속분의 5할을 가산하고, 제사와 관련된 재산에 대해 권리 등(구민법 제1009조 1항, 구민법 996조)을 가졌으나, 1989년 가족법 개정에서 재산상 특권이 사라졌다.

현황

1990년대 후반부터 호주제도의 여성차별성, 다양한 가족형태와의 괴리, 국가의 국민정보 통제라는 견지에서 1950년대부터 시작된 호주제 폐지운동이 다시 점화되었다. 2005년 2월 3일 헌법재판소는 호주제도가 양성평등과 인간의 존엄에 반한다는 취지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고, 같은 해 3월 4일 국회는 호주제도 관련 조문이 모두 삭제된 민법 개정안을 의결하여 호주와 호적제도가 법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호주제도와 함께 호적법도 폐지되고「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이 2008년 1월 1일부터 발효되어 개인별 신분등록제가 실현되었다.

의의와 평가

한국에서 호주제도는 제사계승자의 지위와 혼돈되어, 호주제도가 식민지시기에 이식된 제도인지 아니면 제사계승자 지위를 법제화한 한국의 전통인지도 논란이 되었으나, 역사적으로 볼 때 제사승계와 호주승계는 구별되어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그 위헌제청사건에서 호주제의 식민지 유산의 측면에 대해 심의했으나 결정문에서 이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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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족법개정운동 37년사』(이태영, 한국가정법률상담소, 1991)
『한국법제사고 -근세의 법과 사회-』(박병호, 법문사, 1974)
『한국가족법연구』(정광현, 서울대학교 출판부, 1967)
「전통적 가족제도와 헌법」(윤진수, 『법학』 47권 2호, 서울대학교 법학연구소, 2006)
「조선후기의 호적과 여성호주」(정지영, 『여성과 사회』 14, 2002)
「한국의 호주제도 -식민지 유산 속에 숨쉬는 가족제도-」(양현아, 『여성과 사회』 10,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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