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96.0㎝. 1722년(경종 2) 제작. 이 종은 원래 화순의 유마사(維摩寺) 용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한국 전통종 양식을 따른 작품이지만 전대의 형식에서 많은 혼란을 가져온 듯 세부표현이 도식적이고 문양 또한 치졸하다.
마치 족제비나 고양이처럼 이상스럽게 변모된 한 마리의 용뉴(龍鈕) 뒤로는 대나무를 붙인 듯한 음통(音筒)이 솟아 있다. 불룩해진 천판(天板) 외연에는 두 줄의 돌기선이 주회되고, 그 아래의 종신 상부면에는 ‘唵(옴)’자 하나로만 구성된 원권(圓圈)의 범자문(梵字文)을 빙 둘러가며 시문하였다.
종신 중단의 유곽대(乳廓帶)는 2단으로 구획되어 내부에는 도식적인 사선문(斜線文)을 복잡하게 시문하였고, 유곽 안으로는 국화형의 화문좌(花文座) 위에 돌기된 종유(鐘乳)를 9개씩 장식하였다.
유곽과 유곽 사이에 배치된 1구씩의 보살입상은 경직된 자세와 천의(天衣), 도식적인 머리 위의 보관(寶冠) 등이 매우 서툴게 표현되어 해학적인 느낌마저 든다.
종구(鐘口)에서 조금 위로 올라온 하단부에는 또 하나의 융기선을 둘러 마치 하대(下帶)처럼 구획하였으나 문양은 표현되지 않았고, 이 융기선과 네 구의 보살상 아래의 여백면에는 불규칙한 방형의 양각(陽刻) 명문구(銘文區)를 별도로 배치하였다.